안철수 “총선 민심 따라야”
야당 의장 선출 시사
여당은 “국정 책임진 우리가 맡아야”
야당 의장 선출 시사
여당은 “국정 책임진 우리가 맡아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0대 국회 국회의장은 다수가 된 야당에서 맡아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은 집권여당에서 나와야 한다”고 맞서 차기 국회의장 선출 과정에서 여야의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안철수 대표는 19일 부산 중앙공원 충혼탑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에 따르는 것이 순리”라며 “일하는 국회에서 3당 모두 함께 논의를 하고 국민의당이 주도적으로 (국회의장 선출 문제를) 이끌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4·13 총선 결과 제1당이 된 더민주가 국회의장을 맡고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은 의석비율에 따라 2·3당에 배분하자는 뜻으로 읽힌다.
역대 국회에서는 관례상 원내 제1당에서 국회의장을 배출해왔다. 야권에선 국회의장은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맡고, 야당몫 국회부의장은 제3당인 국민의당에 배려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더민주(123석)와 국민의당(38석)의 의석을 더하면 과반(161석)을 상회하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반대해도 두 당이 합의만 하면 의장단 구성을 뜻대로 하는 것이 가능하다.
안 대표의 발언에 대해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쪽 관계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김종인 대표의 생각과도 일치한다”고 호응했다. 더민주에선 야당몫 부의장과 함께 국민의당 의석비율(12.7%)에 따라 상임위원장직 두 자리를 국민의당에 할당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두 당이 원 구성 원칙에 합의할 경우 더민주에선 문희상·이석현(6선), 박병석·원혜영(5선) 의원이 의장직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에선 4선 그룹인 김동철·박주선 의원 등이 부의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당대표 권한을 대행하고 있는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는 존중해야 하지만, 비록 2당이라도 국정운영을 책임진 집권여당에서 국회의장을 하는 게 국정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친여 무소속’ 당선자 7명의 복당을 받아들이려 한 데는 원내 제1당의 지위를 확보해 국회의장 자리를 가져가려는 의도도 깔려있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인위적으로 1당을 만드는 것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심판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여소야대 정치지형에서는 국회의장직에 집착할 이유가 없고, 실질적으로 중요한 법사위원장 등 상임위원장직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의장이 정부·여당 추진 법안을 직권상정해도 야당의 동의가 없으면 통과가 불가능해 실질적인 권한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경미 이세영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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