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가 시작된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시시엠엠(CCMM) 빌딩 12층 컨벤션홀에 모여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통성기도하는 기독자유당 당원들 모습. 앞줄에 손영구 대표(왼쪽 셋째)와 이윤석 의원(왼쪽 넷째) 등이 앉았다. 사진 <뉴스앤조이> 동영상 갈무리
기독자유당은 타인을 향한 차별·배제를
어떻게 신의 이름으로 정치 동력화 했나
어떻게 신의 이름으로 정치 동력화 했나
혹자는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고, 혹자는 주목할수록 역효과가 난다고 했다. 그렇게 경고와 전략적 외면 속에 차별과 혐오 코드를 앞세운 두 기독교 정당은 지난 4·13 총선에서 3%가 넘는 득표력을 보였다. 정의당을 제외한 원외에 있는 모든 진보정당의 득표를 합한 것보다 많았고, 역대 기독교정당이 얻은 표 가운데서도 가장 많았다. 1997년 이후 지속적으로 정치세력화를 도모해온 이들의 표 결집력은 이제 원내 진입을 넘보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이번 총선에서 이들은 동성애 차별 금지법 반대, 간통죄 부활, 이슬람 특혜 철회 등 ‘혐오 공약’을 전면에 내걸었다. 공격과 배제를 토대로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이들의 행보는 위기에 몰릴 때마다 비판세력을 적대세력으로 분리시키는 박근혜 정권의 정치언어와도 닮아 있다. 16년 만의 ‘여소야대’가 이뤄진 이번 총선에서 합리와 상식을 잃은 이들의 약진은 어떤 의미로 이해해야 할까.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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