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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10초 사과절 하고…3시간 삿대질…친박-비박 ‘말폭탄’

등록 2016-04-26 20:12수정 2016-04-26 21:56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당선인들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허리 숙여 ‘국민에게 드리는 인사’를 하고 있다. 당선인 122명 가운데 김무성 전 대표 등 7명이 불참하고, 115명이 참석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당선인들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허리 숙여 ‘국민에게 드리는 인사’를 하고 있다. 당선인 122명 가운데 김무성 전 대표 등 7명이 불참하고, 115명이 참석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계파 전쟁터 된 ‘새누리 당선자 대회’

비공개 들어간 뒤 24명 줄발언
비박계 공격에 친박계 반격

비박 이종구 “대통령 왜 저러는지
최경환 삼보일배든 삭발이든 해야”
친박계 김태흠, 최경환 대신 나서
“대통령에 책임전가 말라…김무성탓”

원내대표 등 선출방식은 논의 못해
박근혜 대통령, 최경환, 김무성, 윤상현, 진박 감별사, 계파, 옥새, 청와대 십상시….

총선 참패 원인들은 죄다 거론됐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쇄신 의지도 모으지 못했다. 상대 계파를 겨냥한 3시간 삿대질을 끝으로 새누리당은 새달 3일 새 원내대표 선출이라는 권력 경쟁으로 빨려들어갔다.

20대 총선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이 26일 오전 10시 국회 본청 246호에서 열렸다. 19대 때보다 40석 가까이 의석이 줄어든 탓에 빈자리는 취재진과 당직자들 차지였다.

당 대표 권한대행인 원유철 원내대표는 “너 때문이라는 네 탓보다는 나 때문이라는 내 탓, 반성과 성찰이 우리 모두에게 절실한 시점”이라고 했다. 불참자 7명과 늦게 도착한 3명을 뺀 당선자 112명은 10초 넘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국민에게 사죄했다. 친박계 맏형으로 현역 최다선인 8선에 성공한 서청원 의원은 “지도부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반성하고 국민께 사죄드린다”며 “국회의장도 야당이 주지 않아 다 접어야 한다. 야당과 대화·타협·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들로 당 대표직과 원내대표직을 채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비공개 진행을 위해 오전 10시50분 문이 닫힌 246호는, 이후 3시간 동안 총선 패배 책임론을 놓고 친박-비박 간 계파 싸움 전쟁터가 됐다. 비박계의 공격에 친박계가 반격하는 식으로 무려 24명의 당선자가 발언권을 요구했다.

비박계 김영우·김용태 의원 발언이 “너무 점잖다”며 이종구 당선자(서울 강남갑)가 폭탄을 터뜨렸다. 이 당선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경환 의원을 정면으로 겨눴다. “‘대통령이 왜 저러는지 이해 못하겠다’는 국민들이 강남 한복판에 너무 많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초이노믹스로 경제가 실패했다. 헬조선이라고 비아냥거린다. 진박 감별사라는 오만한 모습을 보여준 사람들이 누구냐? 최 전 부총리는 말로만 사죄하지 말고 삼보일배든 삭발이든 해야 한다. 이런데도 선거 책임 양비론이 나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는 “진박 마케팅 당사자들은 당직에도 나올 생각 말라”고 경고했다. 여기저기서 박수가 나왔다고 한다.

묵묵히 듣고 있던 최경환 의원 대신 친박계 김태흠 의원이 참지 못하고 발언을 신청했다. “틀린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정한 것은 누가 주도했나? 김무성 대표다. 대통령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의원들 사이에서 “맞다”, “김무성 탓이야”라는 말이 나왔지만, 정작 김무성 대표는 이날 불참했다. 김태흠 의원은 발언 뒤 기자들을 만나 “선거 끝나고 김무성 대표가 야반도주한 거 아니냐”고도 했다.

이 난리통에 당내 최대 현안인 원내대표·비상대책위원장 선출 문제는 이날도 겉돌았다. 이에 따라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직간접으로 밝힌 나경원·김재경(이상 비박), 정진석·유기준·홍문종(이상 친박) 의원 등을 중심으로 권력 합종연횡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말폭탄을 주고받은 의원들은 “계파와 정파에 매몰된 작은 정치를 극복하고, 민심을 존중하는 민심정치를 펼쳐나가겠다”는 ‘반성 결의문’을 함께 낭독하고 워크숍을 마쳤다. 한 초선 의원은 “한쪽은 이편, 한쪽은 저편, 한쪽은 모두 탓, 이게 다였다”고 했고, 재선 의원은 “아직도 계파에 얽매여서 남 탓만 하다 끝났다”고 했다.

김남일 이경미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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