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전직 국회의장 ‘친정’서 강의
임채정·김형오 두 전직 국회의장이 10일 각자의 친정에서 열린 20대 국회 초선 당선자 연찬회에 ‘정치 대선배’로서 연사로 나섰다.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은 질타를 들었고,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은 격려를 받았다.
김형오(69) 전 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초선 당선자 연찬회에서 “새누리당이 총선 참패 뒤 뼛속까지 반성하는 모습도 안 보이고 무기력하다”고 질타했다. 5선 의원 출신으로 18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그는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역대 보수정당 최악의 참패요 최악의 선거였는데 누가 책임지나. 공천관리위원회, 최고위원회 다 해산하고 누구도 책임 안 진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반성 없는 180석보다는 반성하는 120석이 훨씬 낫다. 지금 새누리당 모습을 봤을 때 180석 이상 건졌으면 국회가 더 엉망이 됐을 것”이라며 당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인 만큼, 당론에 눈치보지 말고 자율과 책임성을 갖고 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4선 의원을 지낸 임채정(75·17대 후반기 의장) 전 의장은 더민주 초선 당선자 연찬회에서 ‘소신’과 ‘적극적 변화’를 당부했다. 임 전 의장은 “한국 정치에선 개혁적인 이야기만 나오면 ‘종북세력’, ‘좌빨(좌익 빨갱이)’로 매도돼 소신과 철학을 제대로 펼 수 없다”며 “한국 정치의 구조적 한계”라고 말했다. 또 국회의원들이 철학대로 입법에 나설 수 없는 또다른 이유로 ‘재벌권력’과 ‘지역감정’을 꼽았다. 임 전 의장은 그런 의미에서 더민주의 20대 총선 성적표에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본거지(호남)는 잃었지만 처음으로 전국 정당이 됐다. 우리 당이 영남에서 9석을 차지한 것은 과거와 견주면 경천동지할 만한 변화”라며 “전에는 꿈도 못 꾸던 일들이 요즘 깨진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전 의장은 “이번 선거 변화 못지 않게 앞으로 정치 변화도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면서 예산 공부를 철저히 해서 정부·여당과 논쟁에서 질적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대표도 연찬회에서 “초선 시절 자기를 잘 구축하지 못하면 이후 정치생활도 별 의미가 없어진다”며 당내 계파정치에 휘둘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경미 엄지원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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