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던 김용태 의원이 17일 오후 전국위원회가 무산되자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위원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힌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그는 “오늘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혁신위원장 사흘만에 사퇴
‘젊은 비박근혜계’로 지난 15일 혁신위원장을 수락했던 김용태(48·3선 당선·서울 양천을) 의원은 17일 친박계의 문턱을 못 넘고 3일 만에 직을 던졌다.
김 의원은 이날 상임전국위원회가 무산된 뒤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 같은 사람이 세 번의 국회의원이 되는 은혜를 주신 국민과 당원께 죽을죄를 지었음을 고한다”며 “국민에게 무릎 꿇을지언정 그들에게 무릎 꿇을 수 없다”고 했다. ‘김용태 혁신위’를 보이콧한 친박계를 ‘그들’로 지칭한 것이다.
김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혁신위원장을 맡아서 총선 패배에 관련된 청와대 인사의 책임을 묻고, 전당대회에서 친박계 핵심이라는 사람이 나서는 것을 막고자 했었다”며 “친박계가 그걸 용납 못 하겠다며 이렇게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혁신위원장 사퇴를 말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무엇을 더 할 수 있느냐”며 “사퇴만이 그나마 새누리당에 기대를 걸고 있던 분들에게 ‘창피함’이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그는 “소멸한 정당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본격적으로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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