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공수처 수사 대상자에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 포함키로

2야, 공수처 수사대상 등 주요 쟁점 합의
김영란법 위반 포함 두고 막판조율중
“여당 일부도 지지… 합리적 토론 가능”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이번주 안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했다. 두 당은 공수처 운영과 관련한 쟁점들 대부분에 합의했지만, 수사대상 범죄에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김영란법) 위반을 포함시킬지에 대해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두 당은 지난달 독자적인 공수처 설치 법안을 발표한 뒤 지난주부터 수사대상과 수사개시권 발동 요건 등 두 당이 이견을 보인 쟁점들에 대한 조율 작업을 벌여왔다.

더불어민주당 민주주의 회복 태스크포스 간사인 박범계 의원과 국민의당 법률위원장 이용주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한 두 당의 공수처 법안 관련 합의사항을 보면, 수사대상은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으로 하되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만 4촌이내의 친족까지 수사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수사 개시는 재적 국회의원 10분의 1(30명) 이상의 연서가 있을 경우 가능하게 했고, 특별검사의 권한에는 수사와 공소제기(기소)에 더해 공소 유지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공수처장의 자격요건은 국민의당 안대로 법조경력 및 법학교수 15년 이상 인사를 단수로 추천하되, 더민주 안에 포함돼 있던 처장추천위원회(7명)를 거치도록 했다. 특별검사는 20명 이내로 제한하고 전직 검사는 퇴직 후 1년이 지난 경우에만 임용할 수 있게 했다.

수사대상 범죄에 김영란법 위반 행위를 포함시킬지를 두고선 이날 오후까지 논의를 이어갔다. 두 당은 공무원 직무에 관한 죄와 횡령·배임·정치자금법·변호사법 위반행위는 공수처의 수사대상에 포함시키는 데 쉽게 의견 일치를 봤지만, 김영란법 위반에 대해선 “포함시킬 경우 공수처 조직이 필요 이상으로 방대해진다”(더민주)는 의견과 “공직사회 기강확립 차원에서 포함시켜야 한다”(국민의당)는 주장이 맞서면서 쉽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법안 통과 가능성에 대해선 두 당 모두 낙관했다. 박범계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가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강력하다. 여당 일각에서도 상당한 지지를 받는 법안이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합리적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주 의원도 “여소야대 정국이라 역대 어느 때보다 입법에 유리한 환경이다. 새누리당이 수용을 전제로 야당의 양보를 요구한다면 얼마든지 협상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이세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