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27일 오후 전남 강진의 한 식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회동하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과 손 전 고문은 이날 두 시간 가까이 회동을 이어갔다. 2016.8.27 연합뉴스
박지원-손학규, 강진서 2시간30분 동안 막걸리 회동
“손학규, 곧 서울로 거쳐 옮겨 많은 고민할 것 같아”
“손학규, 곧 서울로 거쳐 옮겨 많은 고민할 것 같아”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7일 전남 강진에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만나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경선을 통해 정권 교체의 기틀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후 실제 야권의 대선 구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27일 오후 전남 강진의 한 식당에서 손 전 고문과 2시간30여분 동안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정치 상황은 새누리당은 친박, 더민주당은 친문이지만, 국민의당은 친박·친문도 아닌 열린 정당을 표방하는 만큼 국민의당에 들어와 정권 교체를 도와달라고 손 전 고문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손 전 고문과의 경선은 안철수 전 대표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손 전 고문께 ‘당신이 구상하는 제3지대가 바로 국민의당’이라고 했다. 또 ‘안철수 전 대표도 진정성을 갖고 손 전 고문을 모시고 싶어한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강진 회동 뒤 “손 전 고문이 강진 칩거생활을 끝내고 이른 시일 내에 서울로 거처를 옮겨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할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난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손 전 고문과 같은 지식과 경륜, 합리적 사고를 지닌 지도자가 필요한 만큼 설령 국민의당이 아닐지라도 국민이 갈망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손 전 대표의 정계 복귀를 요청했고, 손 전 대표 또한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는 얘기로 이해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손 전 고문과 막걸리 4병을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더 마시면 술에 약한 제가 실수를 할까 두려워 회동을 끝냈다. 빠른 시일 내에 서울에서 한 번 더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막걸리 회동 전에도 “막걸리를 마시다 손 전 고문이 취하면 업고 서울로 모셔가겠다”는 말로 손 전 고문에 대한 영입 의사를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손 전 고문은 예정보다 10분 정도 먼저 회동 장소에 와 기다리다 7시 정각에 도착한 박 비대위원장을 맞이했다. 그는 회동 전 기자들에게 “지금 (강진 칩거생활에서) 하산 중”이라며 정계 복귀 가능성을 비추기도 했다. 다만 손 전 고문은 박 비대위원장과 무슨 이야기를 나눌 것인지나 이후 구체적 거취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미소를 지을 뿐 답하지 않았다. 또 이날 치러진 더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더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당원”이라고 답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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