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와 모친의 건강보험료 부당 징수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농협은행에서 연 1%대 초저금리로 수억원을 대출받은 것은 고위공무원이라는 직위를 고려한 특혜였다는 사실이 1일 인사청문회에서 농협은행장의 증언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김 후보자에게 적용된 대출금리는 농협은행 대출자 가운데 0.03%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야당 단독으로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이 다수’라는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청문회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농협은행의 1%대 초저금리 수억원 대출과 관련해,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농협은행에서의 다른 거래 내용을 감안해서 (금리를 결정)하는데, 김 후보자는 농업 공직자로 있으면서, 농업 관련 기관장으로 있으면서 적극 협조한 것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년간 (월급을) 이체했고, 농협 발전에 기여해서 특별히 배려한 것이냐”고 묻자 이 은행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 은행장의 발언은 김 후보자에 대한 초저금리 혜택이 김 후보자의 농식품부 공직 이력과 밀접하게 관련된 특혜라는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김 후보자와 같은 초저금리 대출은 지극히 일부 대출자에 국한된 것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대한민국 국민 중에 1.4%로 4억5천만원을 은행에서 빌려서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농협은행을 기준으로 0.03%에 해당하는 대출”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인이 보기에도 명백한 특혜를 후보자로서 특혜인 줄 인식하지 못했다면 앞으로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저도 새로 (특혜라는) 부분을 인식하게 됐다”며 “객관적인 시각에서 더 살펴보고 더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야당 단독으로 채택한 청문보고서에서 “후보자는 부동산 구입자금 대출 특혜 및 전세 거주 관련 특혜 의혹, 노모의 차상위 계층 등록 등 국무위원으로서 요구되는 청렴성이나 도덕성이 미흡하다는 다수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어영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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