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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여소야대 낯선 새누리 ‘밀려선 안된다’ 몽니

등록 2016-09-02 21:42수정 2016-09-04 14:27

처음 겪는 ‘소수 집권당’ 처지
정세균 의장 개회사에 발끈
여당식 일방통행·야당식 투쟁

“정체성 혼란·역할 혼선” 쓴소리
싸우며 여론 살피던 야당과 달라
국회의장 개회사에 반발한 집권여당의 ‘정기국회 보이콧’ 사태는 하루 만에 수습됐지만, 이번 정기국회 개회를 전후해 새누리당이 보여준 행태는 ‘여소야대’라는 20대 국회의 달라진 현실을 실감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일 오후 정기국회 개원식을 마치고 국회 본회의장을 나오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집단퇴장 사태에 대해 “국회의장이 그 정도 얘기해도 여당 의원들은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야 한다. 여소야대인데 자기들이 아직도 힘 있는 줄로 착각하고 있다”고 촌평했다. ‘129석 여당’이 ‘과반 여당’인 듯 일방통행 정치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그날 자정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누리당이) 야당 되는 연습 잘하네요. 우리가 그 짓 하다 야당 되었답니다”라고 썼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심야에 의장실에 몰려가 항의 농성을 벌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야당 같은’ 행동을 비꼰 것이다.

실제 9월 정기국회 개원일(1일)을 전후한 2박3일간 집권 새누리당이 보인 행동을 보면, ‘과반여당 시절의 습성’이나 ‘야당 되기 연습’이란 진단 모두 지나친 것이라 말하기 어렵다. 31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국무위원 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되고 16년 만에 처음으로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이뤄졌다. 이틀 전인 2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에서 교문위 소관 추경안을 야당이 단독처리한 것을 문제 삼아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청문회 참석을 거부한 것이다. 1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세균 의장의 국회 개원사를 문제삼아 오후 청문회에 불참했다.

사흘간의 국회 상황은 과거 소수 야당이 거대 여당의 독주에 맞서 선택하던 ‘원내투쟁’ 전략을 새누리당이 고스란히 차용해가면서 여야의 처지와 역할이 뒤바뀐 모습이었다. 2일 오후 새누리당이 정세균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회 중앙홀 농성을 계획한 것에 대해서도 ‘여당스럽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당의 한 당직자는 “집권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한다면, 17대 국회의 열린우리당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정치권에선 ‘소수 집권당’이란 새누리당의 모순적 처지가 구성원들에게 ‘정체성 균열’과 ‘역할 혼선’을 가져왔을 것이란 쓴소리가 나온다. 더민주의 한 다선의원은 “18대, 19대 국회 때 새누리당이 얼마나 막강했나. 단순히 ‘밀려선 안 된다’는 위기감의 표출이라기보다, 권력을 잃었다는 상실감과 현실 부정의 욕구가 결합돼 ‘정치적 인지부조화’와 ‘집단적 몽니’로 나타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의 모습이 ‘여당과 싸우면서도 언론과 여론 눈치를 부단히 살피던’ 야당의 모습과 달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총선을 거치며 수도권 중심의 합리적 분파가 위축된데다, 전당대회를 거치며 ‘친박 친위지도부’가 들어선 점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론 눈치를 보지 않은 새누리당의 거센 압박은 결국 “내가 틀린 말 했느냐. 유감 표명도 사회권 이양도 없다”고 버티던 정세균 의장으로부터 만 하루 만에 ‘퇴각’을 이끌어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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