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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2년전 이정현 “국회의원 단식, 특권의 시작”

등록 2016-09-26 21:26수정 2016-09-27 11:39

참여정부서 시위농민 사망땐
“대통령은 즉각 사과하고
지위고하 막론 책임 물어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대표실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대표실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한 입에서 나온 두 말’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대표는 26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으나, 2년 전 정치인의 단식을 “특권의 시작”이라고 비판한 사실이 이날 확인됐다. 2014년 10월31일 진행된 국회 대정부질문의 회의록을 보면, 이 의원은 “선거제도가 정착된 그러한 나라(주요 20개국)들 중에서 단식투쟁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는 나라도 바로 아마 대한민국이 유일할 것”이라며 “여기에서부터 바로 우리 국회의원의 특권이 시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발언에 앞서 같은 해 7~9월 문재인 등 새정치민주연합 정치인들은 세월호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과 국회에서 릴레이 단식을 이어간 바 있다. 박근혜 정부를 향한 야당 의원들의 단식을 되레 ‘특권’으로 폄하한 셈이었다. 그러나 이젠 정작 본인이 그 ‘특권’을 행사하는 ‘자기부정’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다 결국 세상을 떠난 백남기 농민 사건에서도 이 대표는 일관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11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쌀 협상 국회 비준동의 반대’ 시위 현장에서 전용철·홍덕표 두 농민이 경찰의 방패에 찍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한나라당 부대변인이었던 이 대표는 “진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대통령은 즉각 사과하고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사인이 조속히 발표돼야 하며, 그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일이 나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는 11년이 지난 뒤 백남기 농민 사건과 관련해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등의 발언은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뒤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한 게 전부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다른 당의 대통령에게만 옳은 소리를 하고 자기 당의 대통령에게는 아부만 하는 정치인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이 대표가 옳고 곧은 소리를 내던 용기있는 정치인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 #34_‘친구 없는 사람’의 ‘동네 친구’,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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