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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안종범 지시로 미르·K 모금 전경련이 할당” 녹취록 공개

등록 2016-09-27 21:05수정 2016-09-28 10:48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가운데)이 박근혜 대통령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가운데)이 박근혜 대통령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노웅래 의원, 국감서 두 재단 출연 대기업 간부 녹취록 공개
노 의원 “안수석·이승철 수시 연락…청, 재단운영에도 개입”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를 설립하는 데 모금을 주도했다는 대기업 관계자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두 재단에 출연금을 낸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안종범 수석이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에 얘기해서, 전경련에서 일괄적으로 기업들에 할당해서 (모금)한 거다”라고 말했다. 삼성·현대차·에스케이·엘지 등 4대 대기업을 비롯해 18개 그룹은 각각 지난해 10월과 올 1월 설립된 미르와 케이스포츠에 약 800억원에 이르는 돈을 출연했다. 노 의원은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안종범 수석이 개입하지 않고서 대기업으로부터 800억원 모금이 가능했겠냐”며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청와대의 지시가 없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돈을 낸 대기업 관계자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이승철 부회장의 역할을 ‘모금 창구’로 지목하면서 “안종범 수석과 이승철 부회장은 수시로 연락”하는 사이라고 밝혔다. 그는 녹취록에 등장하는 관계자의 신상 공개와 관련해 “당사자가 신변의 위협을 느껴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지금껏 청와대와 전경련은 두 재단의 모금 과정과 관련된 의혹 제기에 기업들의 자발적 모금이라고 해명해왔다. 이에 앞서 <한겨레>는 “미르와 케이스포츠 설립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청와대 안종범 수석이 전경련과 기업체들에 출연을 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비위 첩보가 입수돼 지난 7월 내사를 진행한 사실이 있다”고 대통령 직속인 이석수 특별감찰관실 한 관계자의 말을 따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이 특감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내사는 중단됐다.

재단의 모금 과정뿐만 아니라 운영에서도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 의원이 이날 공개한 또 다른 녹취록에 등장하는 미르재단 관계자는 “무슨 사업을 해야 된다고 여기저기에서 제안이 들어오고, 정부에서 도와준다니까 ‘이것도 하라’, ‘저것도 하라’고 사업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실제 미르재단의 사업들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의미가 큰 일”이라고 언급하고 재단은 이후 대통령 해외순방에도 여러 차례 동행하는 등 재단과 청와대의 관련성이 주목받고 있다.

류이근 엄지원 기자 ryuyigeun@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 #34_‘친구 없는 사람’의 ‘동네 친구’,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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