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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단독] 박 대통령, 해외순방중 미르재단 인사까지 지시했다

등록 2016-11-02 06:00

이성한 전 총장 ’사퇴과정’ 들어보니
안종범 수석이 멕시코 순방중에 전화
"대통령께서 그간 수고했다 전하라 해"
대통령, 재단 인사와 운영에 개입 정황
검찰, 대통령 직접 조사 필요성 커져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재단의 인사까지 손수 챙기며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의 모금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은 나왔으나 설립 이후 운영에까지 개입한 정황은 처음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지 않고는 두 재단의 비리에서 출발한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한겨레>와 만나 “지난 4월4일 안종범 수석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대통령께서 사무총장님의 안부를 물으시며,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는 뜻을 전하라고 하신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내가 다시 ‘대통령께서 정말 그렇게 말씀하신 게 맞냐’고 반문했더니 ‘그렇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직접 이 전 사무총장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뜻이다.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은 박 대통령과 함께 멕시코 순방 중이었다. 청와대 수석이 해외순방으로 바쁜 일정에도 국제전화를 걸 만큼 이 사안에 대한 박 대통령의 관심이 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어 이 전 사무총장은 “그래서 내가 ‘잘 알겠다’고 했다. 안 수석이 ‘미리 알고 있는 게 좋을 거 같아 얘기한다. 나중에 귀국해서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 안 수석은 그달 16일 직접 이 사무총장을 만나 사퇴 의사를 다시 확인받는다. 그리고 두 달여 뒤인 6월29일 이 사무총장은 직위해제됐다. 재단의 사무총장은 사업과 예산 등 재단 운영의 열쇠를 쥔 핵심 자리다. 이 전 사무총장은 또 “이슈가 있을 때마다 안 수석이 전화를 해 ‘대통령의 뜻’이라며 의견을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케이스포츠 재단의 정현식 전 사무총장도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안 수석이 ‘브이아이피 관심사항’이라면서 나한테 재단 운영과 관련한 여러 얘기를 하곤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재단 설립의 ‘촉매제’를 넘어서 일상적인 인사와 운영에까지 개입했다는 것이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지난 20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재계 주도로 설립된 재단들”이라고 밝힌, 재단의 성격과도 전혀 다른 것이다.

이 전 사무총장은 또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들과의 회의에서 ‘미르 사무총장에게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대통령이 미르를 금이야 옥이야 여겼기 때문에 청와대 수석들이 나를 중요한 인물로 의식했던 거다. 내가 만난 사람들이 안종범 수석, 외교안보수석, 홍보수석, 교육문화수석 등 거의 다 수석과 비서관급들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의 이런 증언은 지난 9월 네 차례에 걸쳐 이뤄진 <한겨레>와의 인터뷰 가운데 미공개 부분에서 나온 것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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