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식당에서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진정모)'과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병든 보수의 메시아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7일 낮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향후 행보를 이렇게 관측했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꼽혀온 반 총장이 새누리당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정치권에서 대표적 친반기문 인사로 꼽히는 정 원내대표가 말한 것이다. 앞서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도 정 원내대표는 “당이 완전히 버림받게 생겼는데 이런 당에 반 총장이 오겠느냐. 누게 오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당이 완전히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 얘기다. 정 원내대표는 반 총장과 같은 충청권 출신이고 과거 기자 시절부터 인연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반 총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최대 피해자로 꼽힌다. ‘친박근혜계 후보’로 각인돼온 터라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가 한 자릿수로 급락하면서, 반 총장 지지도 역시 하락세다. 7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10월31일~11월4일 전국 2528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반 총장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는 17.1%로 3주 연속 하락하며 1위 자리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20.9%)에게 내줬다.
반 총장은 최근의 사태 악화에 따라,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 귀국하더라도 새누리당으로 직행하기보다는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고리로 이른바 ‘제3지대’에서 구심력을 키우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 총장의 ‘정치적 후견인’으로 꼽히는 김종필 전 총리는 “반 총장이 귀국하더라도 지금 생각한 대로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난달 25일 말했다.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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