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상지대 총장, 정운찬 서울대 총장, 김종인 민주당 의원(전 서강대 교수),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 등 국내 유명 학자출신 인사들과 경제정의실천연합,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해온 전국 경제·경영학자 100명이 3일 공동성명을 내, 정부의 재벌개혁 및 금융개혁 정책 후퇴를 비판하며 중단없는 시장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권영준 경희대 교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 이의영 군산대 교수, 전성인 홍익대 교수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경영학자 100명이 서명한 ‘재벌·금융개혁 촉구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홍원탁 서울대 명예교수, 이종훈 중앙대 명예교수, 주종환 동국대 명예교수 등 원로 경제학자들도 참여했다.
이들 100명의 경제·경영학자들은 성명에서 “현 정부는 재벌·금융개혁과 관련한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오히려 개혁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방향으로 대응함으로써 스스로 개혁의지를 부정하고 말았다”며 “국민경제의 안정과 성장은 지속적인 개혁으로 구체제의 폐단을 극복할 때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일부 재벌이 금융회사 고객재산을 총수일가의 경영권 강화에 이용하는 실태를 지적하며,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원칙을 확립하는 것이야말로 현 시점에서 한국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특히 “금융감독위원회가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규제자를 감싸는 자의적인 법적용으로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금융감독기구의 엄정한 법집행을 촉구했다.
권영준 교수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인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과 관련해, “현재 정부와 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삼성카드, 삼성생명 ‘분리대응론’은 실정법을 위반한 기업을 정치논리에 따라 봐주자는 것으로, 이는 법치주의와 시장원칙을 훼손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