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5000만 국민이 달려들어서 (대통령직에서) 내려오라고, 네가 무슨 대통령이냐고 해도 거기 앉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14일 발간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하야는 죽어도 안한다. 그 고집을 꺾을 사람 하나도 없다”며 “박 대통령은 그 엄청난 고집을 자기 아버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형 박상희씨의 딸 영옥씨의 남편으로 박 대통령에겐 사촌형부이며, 1970년대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씨와 관련한 이야기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은) 최태민과 친해서 자기 방에 들어가면 밖에 나오지도 않았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아침부터 깜깜할 때까지 뭔 얘기를 하고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지만 들어앉아 있었다”며 “오죽하면 박정희 대통령이 정보부장 김재규에게 ‘그 최태민이란 놈 조사 좀 해 봐. 뭐하는 놈인지’ 그랬겠나. 김재규가 ‘아버지가 조사를 지시한 것’이라고 했더니 ‘근혜’는 ‘맘대로 해 보라’며 고함을 지르고, 아버지한테 찾아가서 울고불고 난리를 부렸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박 대통령의 고집불통 행태를 “그 고집을 꺾을 사람 하나도 없다.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여사, 나쁜 점만 물려받았다. 저희 아버지 어머니 말도 안 들었다”며 누누이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당신이 조언을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이 나를) 찾아와야 한다. 누가 고치겠나. 본인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간접적으로라도 쓴소리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자 “싫다. 잘못 얘기하면 묘(墓) 속에 들어가서도 나를 미워할 거다. 그 정도로 지독한 사람이다. 회복불능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저 위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상에 앉아서 모두 형편없는 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뭔 얘기를 하냐”고 덧붙였다.
그는 자애로운 국모 이미지인 고 육영수 여사에 대해서도 “대통령 부인이라는 이름에 맞게 행동하는 것처럼 꾸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재는 자신이 미국 보병학교로 유학을 떠났을 때 출산한 부인(육 여사에게는 조카)의 끼니조차 육 여사가 챙기지 않았던 사실을 공개하며 “오죽하면 내가 미국에서 돌아와서 난리를 폈겠나. ‘자기는 밥 먹는 소리 내면서 애 낳고 굶고 있는 산모한테 그럴 수 있냐’고 막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육 여사가) 말 한마디 못하더라. 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며 “겉으로 보이는 모습 보고 해석하면 백번 틀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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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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