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2012년 박근혜는 어떻게 대한민국을 속였나

등록 2016-11-22 16:05수정 2017-05-15 15:57

노무현 묘역 참배부터 전태일 열사 동상에 헌화까지
중도층 표심 공략 위한 잘 짜여진 ‘정치쇼’ 총정리
‘100%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8월20일 새누리당 전당 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되기 전부터 내건 선거 구호다. 이념·계층·세대·진보와 보수를 가르지 않고, 100% 대한민국을 이루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뜻이다. 이 구호는 이제야 달성돼 가는 중이다. 대한민국 국민 95%는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

84%.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포함해 역대 대선 후보 경선 사상 최고 득표율인 84%로, 2012년 8월20일 18대 대선 후보에 당선됐다. 그해 12월19일 51.6%로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차이는 3.6% 포인트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 때마다 ‘흉탄에 부모를 잃은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후광 덕을 봤지만, 그만큼 ‘독재자의 딸’이라는 꼬리표는 대선 당선에 위험 요소였다. 그는 어떻게 ‘독재자의 딸’ 꼬리표를 떼어내고 ‘대통합과 희망의 상징’으로 대선에 당선됐을까. 이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가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얼마나 잘 짜여진 ‘정치 쇼’를 구사했는지를 알 수 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열린 2012년 8월20일 이후 8일간의 행보를 되돌려 본다. 첫날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그 다음날 이희호씨를 예방했다. 이는 여당 대선 후보가 국민 대통합의 길을 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언론은 ‘파격ㆍ광폭 행보'라며 후하게 평가했다.

독재자의 딸로 태어났지만, 국민 대통합, 화합과 상생, 희망의 길을 제시하겠다는 그의 행보에 국민은 속았다. 표를 던졌다. 그리고 지금 95% 국민은 ‘이것은 나라가 아니다’고 말한다. 새누리당 공식 대선 후보 박근혜의 첫 일주일을 다시 돌아본다. 이 파격적 행보 또한 최순실의 작품이었을까.


■ 2012년 8월20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012년 8월20일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득표율 84%로 1위를 차지했다. 박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를 넘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는 국민 대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2012년 8월20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박근혜 대선 후보
2012년 8월20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박근혜 대선 후보

■ 2012년 8월21일

박 후보는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 첫 일정으로 이날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으며, 오후 봉하마을로 내려갔다. 오전 서울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 받들어 국민대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습니다 "라고 썼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4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다. 사저에서 권양숙씨를 예방한 박 후보는 "제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얼마나 힘든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권 여사님이 얼마나 가슴 아프실지 그 마음을 잘 이해한다"고 위로했다.

2012년 8월21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하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2012년 8월21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하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 2012년 8월22일

박 후보는 22일 오전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해 김 전 대통령과 현철씨 부자를 만났다. 김 전 대통령은 경선과정에서도 박 후보를 향해 “칠푼이 아이가”라고 평가하는 등 관계가 악화된 상황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시종 별다른 웃음 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대화했다.

“앞으로 많은 산을 넘으셔야 할 텐데 하여튼 잘 하길 바란다”는 덕담을 김 전 대통령이 건넸고, 박 후보는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이날 오후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찾은 박 후보는 이희호씨를 예방했다. 박 후보는 이어 오후 4시55분께 경기도 이천 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을 방문, 30여분간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단을 격려했다.

2012년 8월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한 박 후보. 김 전 대통령의 표정이 밝지 않다.
2012년 8월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한 박 후보. 김 전 대통령의 표정이 밝지 않다.

2012년 8월22일 이희호씨를 예방한 박 후보
2012년 8월22일 이희호씨를 예방한 박 후보

■ 2012년 8월23일

박 후보는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 39개 대학교 총학생회장이 참석하는 '반값등록금 토론회'에 참석했다. 홍원표 용인대 총학생회장의 의견을 들으며 메모를 하기도 했다.

2012년 8월23일 '반값등록금 토론회'에 참석해 메모하고 있는 박 후보
2012년 8월23일 '반값등록금 토론회'에 참석해 메모하고 있는 박 후보

■ 2012년 8월24일

박 후보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태호 의원 등 비박 경선주자 4인과 24일 오찬 회동을 가졌다.

2012년 8월24일 비박 경선주자와 회동하고 있는 박 후보
2012년 8월24일 비박 경선주자와 회동하고 있는 박 후보

■ 2012년 8월26일

박 후보는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에서 열린 예술인들의 축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방문, 걷고 싶은 거리에서 만난 여성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팥빙수를 사 먹고 귀고리를 귀에 대보며 20~30대 표심 잡기에 나섰다.

■ 2012년 8월28일

박 후보가 28일 전태일 재단을 방문하려 했으나 유족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서울 종로구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 자리한 전태일 다리로 이동해 전태일 열사 동상에 헌화하려 했으나 이 자리에서도 김정우 쌍용자동차 노조 지부장 등의 항의를 받았다. 박 후보가 전태일 동상에 꽃을 바치려는 순간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쌍용차 문제해결을 외면하며 전태일 정신을 말하는 것은 대국민사기극이다’라고 적힌 팻말을 든 채 동상 앞을 가로막았다. 경호원이 멱살을 잡고 끌어냈다.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2012년 8월28일 전태일 동상에 헌화하려는 박 후보와 저지하는 쌍용자동차 노조 김정우 지부장
2012년 8월28일 전태일 동상에 헌화하려는 박 후보와 저지하는 쌍용자동차 노조 김정우 지부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영상] 명태균 “조은희 울며 전화, 시의원 1개는 선생님 드리겠다 해”…민주 녹취 공개 1.

[영상] 명태균 “조은희 울며 전화, 시의원 1개는 선생님 드리겠다 해”…민주 녹취 공개

[영상] ‘국힘 배제’ 상설특검,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우회할 수 있을까 2.

[영상] ‘국힘 배제’ 상설특검,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우회할 수 있을까

‘채 상병 순직 사건’ 임성근 전 해병 1사단장 내년 초 전역 3.

‘채 상병 순직 사건’ 임성근 전 해병 1사단장 내년 초 전역

‘태양광 비리 의혹’ 신영대 체포동의안 부결 4.

‘태양광 비리 의혹’ 신영대 체포동의안 부결

홍준표 “김경수·드루킹이 왜 감옥 갔겠냐”…한동훈 직격 5.

홍준표 “김경수·드루킹이 왜 감옥 갔겠냐”…한동훈 직격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