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현 여성·김지환 청년위원장에
안철수 지지율 끌어올리는 게 과제
당 저변, 호남 바깥까지 확대도 목표
박지원 새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오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최고위원 당선자들과 함께 손을 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주홍·문병호 최고위원, 박 대표, 김영환·손금주 최고위원. 고양/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국민의당이 15일 박지원 의원을 새 당대표로 선출하며 조기 대선을 향한 전열을 갖췄다. 박 신임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수권비전위원회를 구성해 당을 대선 체제로 신속하게 전환하고 패권 정치의 종식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대선 후보들에게 활짝 열려 있는 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출신의 박지원 의원은 61.58%(총합 200% 기준)를 얻어 당 대표에 올랐다. 문병호 전 전략홍보본부장(50.93%), 김영환 전 사무총장(39.44%), 황주홍 의원(26.96%), 손금주 의원(21.1%) 4명이 뒤를 이어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신용현 전국여성위원장, 김지환 전국청년위원장도 최고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당 지도부 선출은 대표당원(현장 투표)과 당원(ARS 사전 투표)들이 참여하는 ‘1인2표제’(80%)와 국민 여론조사(2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박지원 체제’가 출범함에 따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과 맞물려 ‘자강론’과 ‘연대론’의 대립 양상을 보였던 국민의당의 대선 전략은 ‘자강에 기반한 전술적 연대’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박 대표는 호남 중진 의원들이 ‘친박(박근혜)·친문(문재인)만 아니면 누구든 연대가 가능하다’며 바른정당도 염두에 둔 연대론을 펼친 것과 달리, “친박·친문은 물론 비박 신당과도 함께할 수 없다”며 선을 긋는 모양새를 취했다. 박 대표는 이날 대표 수락 연설에서도 “국민의당이 빅텐트이고 플랫폼이다. 당에 합리적 개혁 세력이 총집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를 세우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또 “개헌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국민 10명 중 7명이 개헌을 명령하는데 개헌을 미루는 것은 수구패권주의”라며 “합리적인 중도개혁세력을 모아서 반드시 국회가 국민께 개헌안과 일정을 내놓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빅텐트’를 강조하면서도 ‘연대 이전에 자강’을 강조하며 안철수 전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자강론이 있어야 연대론이 성립된다. 우리 당 후보를 키워서 우리 당으로 문호를 개방해 우리 당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분들은 들어와서 경선을 해서 대선에 임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특히 반 전 총장에 대해서 “혹독한 검증을 받아서 우리 당에서 경선을 하고 싶다면 문은 열려 있지만 어떤 조건을 붙여서 경선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 당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 대선 후보들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할 때 여기에 동조하는 분들이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한 대선 국면이 다가올수록 더불어민주당과도 연대하라는 요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안 전 대표가 제안했던 대선 결선투표제를 강조하며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과거 정치공학적인 밀실협력이 없어지고 정책적 연합이나 연정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박 대표에게 놓인 과제는 민주당의 절반 이하로 뒤처진 호남에서의 지지율을 높이는 게 급선무다.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 연기를 주장하면서 떨어진 국민의당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내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안 전 대표의 지지도를 끌어올려 당의 존재감과 주도권을 함께 높이는 것도 시급하다.
고양/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