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지난 16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강하고 당당한 메시지의 일성이 있어야 했는데, 그게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고 홍문표 바른정당 의원이 전했다.
충남(예산·홍성)에 지역구를 둔 홍 의원은 17일, 대한노인회 중앙회 이심 회장 등 노인회 임원들과 새해 인사차 전날 김 전 총리를 방문해 한시간가량 나눈 대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에서 이렇게 밝혔다. ‘충청 맹주’로 불려온 김 전 총리는 지난해 5월 반 전 총장이 방한했을 때 따로 만난 바 있다.
김 전 총리는 홍 의원 등과의 환담에서 반 전 총장에 대해 “아쉬운 점은 10년 만에 대한민국 국민 자격으로 귀국 하는 길에 공항에서 그동안 성원해 주신 국민들에게 진정어린 감사의 인사를 하고, 혼란스러운 정치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강하고 당당한 메시지의 일성(一聲)이 있어야 했는데, 그게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모여드는 사람들의 환호 속에 오늘의 정치현실에 대해 안이한 생각을 가질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유력 인사 중 다듬어서 쓸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다듬어도 안 되는 사람이 있는데, 반 전 총장은 아직까지 준비가 부족한 점이 있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큰일을 할 분”이라고 말하자, 김 전 총리는 “그건 그렇다”고 화답했다고 홍 의원이 전했다.
김 전 총리는 또 “정치는 봉사하는 일이며, 항상 국민 편에 서서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일이다. 항상 국민을 호랑이와 같이 무섭게 생각해야 하며, 국민을 쉽게 보면 정치는 실패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홍 의원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에 충청권 의원이 13명이나 있는데 홍 의원 홀로 용기 있는 결단(새누리당 탈당)을 내렸다”며 “바른정당이 신당으로서 좌파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막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