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쪽 “전·현 대통령 귀국인사” 밝혔지만
곽승준·박진 등 친이계 상당수 ‘반’ 대선 지원해
이동관 “MB, 신중히 잘 도와드리라 했다” 발언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이 18일 오후 전남 여수시 교동 수산시장 화재현장을 찾아 피해 상인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9일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면담하기로 했다. 반 전 총장은 전·현직 대통령 모두를 귀국 인사차원에서 참배 및 방문하고 있지만, 특히 친이계 인사들이 반 전 총장의 대선 준비를 지원하는 상황이어서 본격 연대 움직임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반 전 총장 쪽은 “19일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전국을 순회 중인 반 전 총장은 18일 광주·여수·대구 일정에 이어 19일 대전 방문을 마친 뒤 서울로 이동해 오후 4시 서울 강남에 있는 이 전 대통령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했다.
특히 반 전 총장과 이 전 대통령의 만남은, 이 전 대통령이 측근에게 반 전 총장을 도우라고 말했다는 발언이 나온 직후 이뤄져 눈길이 쏠린다. 이 전 대통령의 ‘입’으로 불린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에스비에스> 라디오에 나와 이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반 전 총장을) 신중하게 잘 도와드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반 전 총장을 외곽에서 지원하고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를 지낸 박진 전 의원,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곽승준 고려대 교수 등도 반 전 총장을 돕고 있다.
다만 이동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이 먼저 도와주라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다. 먼저 도와주라든가, 반 전 총장을 이용해 정치적 부활을 꿈꾼다든가, 이런 것은 야당이 제기하는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그냥 여러가지 상황을 걱정하시고, 나랏일을 생각하며 신중한 행보를 하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 쪽은 이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국민대통합 차원에서의 예방’이라고 하고 있다. 다른 전직 대통령들을 귀국 인사차 방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반 전 총장은 17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한 데 이어 19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씨도 예방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 [언니가 보고 있다 49회_반기문 쫓아다닌 “나쁜놈들”의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