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재벌을 희생양인 듯 표현
“정부에서 준조세 비슷하게 백억, 이백억 가져와라. 그 사람들이 힘껏 벌어서 아무 힘없이 권력에 돈을 주고, 그렇게 되면 그게 힘이 빠지는 것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관훈클럽 토론에서 삼성그룹 등 재벌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희생양인 양 표현했다. 이 발언은 “기업에 대한 준조세는 상당히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나왔다. 하지만 이는 미르·케이(K)스포츠재단과 정유라씨 승마 등에 대한 거액 지원이 ‘뇌물’이 아니라 ‘강압에 못 이겨 내놓은 것’이라고 항변하는 삼성의 논리와 유사하다.
반 전 총장은 재벌 문제에 대해 “지배구조 같은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거나 “아버지한테 큰 회사를 물려받고 가만히 있어도 남들이 해주는 대로 하고 이런 게 재벌 문제”라고 말했을 뿐 개혁의 구체적 청사진은 제시하지 않았다.
반 전 총장은 일자리 창출의 방안으로 “대폭으로 규제를 완화하면 기업이 상당히 신이 나서 (고용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지금 오이시디(경제협력개발기구)같은 데서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며 ‘노동 유연화’를 강조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