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한용 선임기자의 이재명 관찰기-
소년 노동자 출신 아웃사이더
기존 정치인과 달라 대안 꼽혀
소년 노동자 출신 아웃사이더
기존 정치인과 달라 대안 꼽혀
이재명 성남시장은 중앙정치 경험이 별로 없다. 이른바 ‘아웃사이더’다. 정치부 기자들도 그를 잘 모른다. 속물 기자의 눈으로 보기에 분명한 약점이다. 그러나 기존 정치인들의 식상한 화법과 논리에 질린 국민들의 눈으로 보면 아웃사이더는 대안이다. 미국의 트럼프 당선과 샌더스 열풍을 그렇게 설명할 수 있다.
‘샌더스나 트럼프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냐’고 물었다. 이재명 시장은 “살아온 과정도 정치적 지향도 본질적으로 샌더스와 가깝다. 그런데 샌더스는 실패했다. 미국 국민들도 후회하고 있다. 샌더스를 민주당 후보로 만들었다면 트럼프에 권력이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국민들도 ‘이재명을 선택할걸’ 하고 후회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을 선택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는 얘기다.
이재명 시장은 안동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성남의 공장에서 일하던 소년 노동자였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시민운동을 하다가 성남시립의료원 설립운동 때문에 수배됐고 성남주민교회 지하 기도실에서 눈물젖은 도시락을 먹으며 성남시장 출마를 결심했다. 2005년 입당, 2006년 낙선, 2010년 당선, 2014년 재선했다.
대통령을 왜 하겠다는 것일까. 그의 답변은 솔직했다. 재선 뒤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떠올랐고 1년간 고민하다가 대선 출마를 ‘실현 가능한 목표’로 설정했다. 불려나온 것이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비주류의 ‘위대한 반란’으로 평가될 것이다.
그는 중앙당에 몸담았을 때 정동영·한명숙·정세균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누구의 사람으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동영 후보를 위해 ‘정통’이라는 조직에서 활동했지만, 그 뒤 정동영 의원은 그와 정치적 선택을 달리했다. 이재명 시장은 “저는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는 누구와도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다. 처음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정치인으로서 대단한 장점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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