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출연 금지에 항의해 25일 예정됐던 한국방송(KBS) ‘대선주자에게 듣는다’에 불참한 것에 대해 KBS가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KBS는 25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당초 출연 약속과 달리 오늘(25일) 밤 10시로 예정됐던 특별기획 ‘대선주자에게 듣는다’ 생방송 대담에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KBS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국민과의 방송 약속을 지켜줄 것을 여러 경로로 요청했으나, 문 전 대표 측은 더불어포럼 공동대표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출연 문제를 이유로 대담 방송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KBS는 이어 “결과적으로 국민과의 약속이 지켜지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힌다”며 “내일(26일) 밤 안희정 충남도지사 방송을 포함해 앞으로 예정된 대선주자 5명에 대한 대담 방송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 전 대표는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전망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의에 “맛 칼럼니스트 그 분이 저를 지지하는 그런 포럼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정치와 관련이 있는 프로그램이 전혀 아닌 그런 프로그램에서 말하자면 배제되는 그런 불이익을 입었다”며 “저는 그것은 그동안 방송계에서 행했던 블랙리스트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시정이 없으면 그 프로그램에 나갈 생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앞서 황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KBS가 나에게 방송 출연 금지를 통보하였다”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황 씨의 글을 보면, 그는 지난 연말 KBS 아침마당 목요특강 섭외 출연을 받고 1월6일 담당 피디와 2명의 작가를 만났다. 2시간 넘게 회의를 하여 ‘맛있는 식재료 고르는 요령’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로 했다. 녹화는 2월에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황 씨의 출연은 열흘 만에 무산됐다. 황 씨는 “1월16일 저녁에 작가한테서 전화가 왔다. 자료를 빨리 넘겨달라는 전화인 줄 알았다. 작가의 용무는 달랐다”며 “(작가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분은 출연이 어렵다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아침마당 출연은 없는 것으로…(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KBS 쪽은 ‘
황교익 씨 주장에 대한 아침마당 제작진 입장’이라는 반박문을 내고 황 씨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KBS는 “황교익 씨의 주장은 매우 자의적인 것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황씨가 주장하는 것처럼 특정후보를 지지해서 출연금지를 당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든 유력 대선후보에게 적용되는 원칙으로 향후 대선이 끝날 때까지 예외 없이 적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관련 기사 : 황교익 “문재인 지지했다고 KBS 출연 금지당해”)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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