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또 광주로…안희정 안방 다지기

민주당 예비경선 2위 싸움 치열
이, 후보등록 뒤 5·18묘지 방문
안, 도청 머물며 출사표 가다듬어

더불어민주당 주자들의 ‘2위 다툼’이 치열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당내 경선에서 과반을 넘지 못해 결선투표가 실시될 경우, 2위 주자들이 ‘바람’을 타고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31일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특유의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며 민주당 본산인 호남으로 향했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만 참배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은 찾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시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은 친일매국세력의 아버지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로 국정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했던 독재자”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 곳에 묻혀있다고 한들 광주학살을 자행한 그를 추모할 수 없는 것처럼 친일매국세력의 아버지, 인권을 침해한 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일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광주 5·18 묘역이 대선후보 경선의 첫걸음이 되기를 소망했다“며 “5·18 민주화운동은 ‘일베’였던 이재명이라는 대학생을 사회운동으로 일생을 보내도록 바꿔준 사회적 어머니”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완전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오는 2일 후보등록을 예고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실장급 간부 퇴임식, 도청 내 어린이집 부모들과의 대화 등 도지사로서의 업무에 전념하며 출사표를 가다듬었다. 안 지사 쪽 관계자는 “경선에 들어가면 아무래도 도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후보등록을 앞두고 끝까지 직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1일 오후 상경해 <제이티비시>(JTBC)의 한 예능 프로그램 녹화 촬영을 한다. ‘예능감’을 보여줌으로써 이 시장에 견줘 취약한 젊은층을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정감’을 중시하며 이 시장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안 지사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의 턱밑까지 추격하는 등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어영 엄지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