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약한 리더십
2. 패권주의 방치
3. 기득권층 영입
4. 외교안보 불신
아들 특혜채용 의혹도 해소 안돼
2. 패권주의 방치
3. 기득권층 영입
4. 외교안보 불신
아들 특혜채용 의혹도 해소 안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24일 한국갤럽이 정례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재인 31%, 안희정 17%, 안철수 10%, 이재명 8%, 홍준표 6% 등이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월 둘째 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누르고 30%대에 진입한 뒤 지금까지 30%대 지지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경쟁자들은 10%대다. 한국갤럽이 2012년 12월 대선을 2개월 앞두고 10월19일 발표한 지지도는 박근혜 36%, 안철수 27%, 문재인 20%였다. 이대로 가면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경선도 비슷한 흐름이다. 당내에서는 27일 호남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탄탄한 조직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호남 유권자들의 거부감도 많이 누그러졌다는 것이다. 전체 여론조사의 높은 지지도가 호남을 중심으로 당내 경선에서 유리한 흐름을 이끌고, 당내 경선 압승 분위기가 다시 전체 여론조사의 대세론을 떠받치는 선순환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 되기가 그렇게 쉬울 리가 없다. 2012년 새누리당 사람들에게 박근혜 얘기를 꺼내면 “돼도 걱정, 안 돼도 걱정”이라고 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에게 문재인 얘기를 꺼내면 “되긴 될 것 같다. 그런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대통령 당선은 확실한 것 같은데 국정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는 뜻이다.
국정수행 능력에 대한 불안감은 당내 경쟁자들과 다른 정당의 공격이 쏟아지는 바로 그 지점이다. 당내에서는 허약한 리더십, 당내 패권주의 방치, 기득권층 무분별 영입을 주로 비판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후보들은 한-미 관계 훼손 가능성 등 외교·안보에 대한 불안을 부추긴다. 인수위원회 없는 대통령 임기 개시, 여소야대 국회 등 극도로 열악한 외부 환경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정치적 역량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재인 캠프 관계자들은 “그런 약점을 일일이 방어하고 보완하는 것보다는 촛불민심에 나타난 국민들의 개혁 열망을 가장 잘 실현해 낼 수 있는 사람이 문재인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공격이 가장 강력한 수비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원로 정치인도 “문재인은 자신이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계승해야 하는 역사적 의미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대선후보”라며 “경제 정책과 한반도 정책 분야에서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 잘 포진시키면 대통령 당선 가능성도 높아지고 국정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 가도에는 큰 장애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주자들은 작은 돌부리 하나에도 걸려 넘어질 수도 있다. 바른정당의 하태경 의원이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표 아들의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특혜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문재인 전 대표 때문에 고용노동부가 한국고용정보원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은폐하고 있다며 국회 청문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현실에서 민감한 문제다. 의혹이 부풀려지는 것을 걱정해 아예 외면하는 것보다는 적절한 해명이 필요할 것 같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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