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투표율 2연속 상승할까…‘대선 첫 사전투표’가 관건

2012년 18대 75.8%로 반등
5월초 징검다리 연휴 변수
5월4~5일 대선 첫 사전투표 관심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에 치러지는 ‘5·9 대선’의 투표율은 초미의 관심사다. 대선 후보들은 물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특히 2012년 18대 대선에 이어 투표율이 연속 상승하며 브이(V)자를 그릴지가 관건이다.

6월 항쟁으로 쟁취한 직선제로 치러졌던 1987년 13대 대선 투표율은 무려 89.2%에 달했다. 문민정부를 탄생시킨 1992년 14대 대선 투표율은 81.9%, 여야 첫 정권교체가 이뤄진 1997년엔 80.7%였다. 그러나 2002년 16대 대선에서 70.8%로 10%포인트 가까이 뚝 떨어진 투표율은, 2007년 17대 대선에선 총선 수준 투표율인 63%로 곤두박질했다.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가 맞붙으며 보수·진보 진영 유권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은 2012년 18대 대선에 이르러서야 75.8%로 급반등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 80%대 회복을 기대하지만 곳곳이 허방이다. 5월9일 선거일이 징검다리 황금연휴의 끝자락인 점이 걸린다. 정권교체 기대가 높은 진보층 유권자의 투표 의사는 높은 반면, 대통령 탄핵과 보수정당 분열에 실망한 보수층·노년층 유권자의 투표 의사는 상대적으로 꺾인 모양새다.

그래도 사전투표가 투표율 하락을 막는 브레이크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전투표가 대선에 시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별도 신고 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가능한 사전투표는 5월4~5일(오전 6시~오후 6시) 진행된다. 지난해 4·13 총선 전체 투표율은 58%였는데, 이 가운데 12.19%가 사전투표, 나머지 46% 남짓이 선거일 당일 투표였다. 중앙선관위가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실시(10~11일)한 19대 대선 유권자 의식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를 보면, 5·9 대선에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 가운데 17.1%가 사전투표 의향을 보였다. 사전투표 의향층에게 그 이유를 묻자 ‘선거일에 다른 용무를 보려고’(37.7%), ‘개인적 사정으로 선거일 투표 불가’(20.9%), ‘선거일에 근무’(18.7%)라는 응답이 많았다.

사전투표일과 선거일 모두 근무하는 경우, 노동자는 사용자에게 ‘투표에 필요한 시간’을 요구할 수 있고, 사용자는 이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투표시간을 보장해 주지 않는 사용자에게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전국의 사전투표소 위치는 중앙선관위 누리집(ne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남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