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후보 청문보고서 일단 무산

김상조 위장전입 새로 드러나고
청 “현실적 제약” 호소하자 반발
열쇠 쥔 국민의당 선택 주목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러 모인 윤후덕 더불어민주당(왼쪽), 경대수 자유한국당(오른쪽) 인사청문특위 간사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청와대의 입장 표명 뒤 “보고서 채택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e-mail]

26일 예정됐던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와 여소야대 국회의 첫 충돌이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자유한국당 김선동, 국민의당 이언주, 바른정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나 위장전입과 세금탈루 의혹 등이 드러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애초 무난한 채택이 예상됐으나, 이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이 추가되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현실적 제약”을 들며 국회에 채택을 호소하자 야당이 반발한 것이다.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에게 “우선 대통령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 앞으로도 계속 (위장전입한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특위는 더불어민주당 5명, 자유한국당 5명, 국민의당 2명, 바른정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과반 찬성이 있어야 청문보고서 채택이 가능하다. 여당인 민주당의 박홍근 수석부대표는 “야당 세 분의 말씀을 경청했고 오늘 주신 말씀을 여당 지도부나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청와대와 민주당의 반응을 본 뒤 오는 29일 대응 방식과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문보고서 채택의 ‘키’를 쥔 국민의당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당은 ‘호남 총리’에 찬성할 것인지, 거부하고 ‘선명 야당’의 길을 택할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29일 또는 31일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야당과 접촉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편 여야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칠 경우 6월12일 본회의에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는 6월22일에도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

김남일 송경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