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오는 7월 당 대표 경선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도 원내 업무에만 집중하기로 해 ‘심상정-노회찬’ 두 간판스타로 대표되던 정의당이 세대교체에 시동을 걸었다.
심 대표는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정의당은 새로운 도약을 도모할 수 있는 정치적 자산을 확보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당이 새로운 지도력으로 정치적 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며 “리더십은 자리가 만드는 것이다. (7월 당직 선거가) 무모할 정도의 과감한 도전이 난무하는 뜨거운 선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당장 지방선거를 생각하면 기왕에 쌓인 심상정의 인지도를 이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당장 노·심을 대체할 순 없더라도 당이 젊어져야 하고 역동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원내대표로 재추대된 노회찬 의원은 개혁 입법을 위한 여·야·정협의체와 개헌에 집중하기로 했다.
인적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진보정당의 ‘세대교체’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민주노동당은 2002년과 2007년 대선 후보로, 1997년 대선에서 국민승리21 후보로 출마했던 권영길 의원을 잇따라 등판시켰다. 권 후보는 2002년 대선에서 3.9%를 득표했지만, 2007년엔 3%로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이정희 의원이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의 대표를 거쳐 2012년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도 했으나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통합진보당이 해산되면서 정치생명을 이어가지 못했다. 진보정당의 적통을 이어받은 정의당은 심상정·노회찬이라는 3선에 성공한 두 스타 정치인을 향한 의존도가 너무 컸다. 2015년 7월 당 대표 경선에서 심상정·노회찬 의원 외에 30대의 조성주 후보가 출마했지만 돌풍을 일으키진 못했고,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선 40대인 강상구 교육연수원 부원장이 출마했지만 결과는 심상정 대표의 완승이었다.
“언제 적 심상정·노회찬이냐”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면서 세대교체의 필요성은 정의당 내부에서도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 5월의 ‘촛불대선’ 국면에서 젊은 청년들의 폭발적인 지지와 호응이 이어지자 ‘젊은 진보정당’으로의 요구 또한 더욱 빨라졌다. 7월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선 전당원 총투표를 통해 당 대표 1명과 부대표 3명(여성 1명, 청년 1명 포함)을 뽑게 된다. 정의당의 새 대표 후보로는 당 대변인·최고위원 등을 지냈고 <무한도전> 출연 등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이정미 의원과, 19대 비례대표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 공보단장으로 활약한 박원석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때부터 진보정당에서 잔뼈가 굵은 이 의원과,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협동사무처장으로 활동하다 당에 ‘영입 케이스’로 들어온 박 전 의원의 맞대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 7월6~11일 온·오프라인에서 투표가 이뤄지며 과반득표자가 없으면 12~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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