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충북 청주 정의당 충북도당 당사에서 열린 정의당 전국동시당직선거 합동유세에 나선 이정미 후보(왼쪽에서 셋째)와 박원석 후보(왼쪽에서 넷째). 정의당 제공
7월11일 결정되는 정의당 새 대표 경선에는 이정미(51) 의원과 박원석(47) 전 의원이 맞대결을 편다. 두 사람은 20일 ‘포스트 심상정’을 향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 의원은 비정규직 등 대변되지 못하는 노동자와 소수자들의 얼굴을 찾아주는 ‘얼굴있는 민주주의’를 구호로 내걸었고, 박 전 의원은 ‘유능한 진보, 이기는 정의당’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두 사람은 이날 저녁 충북 청주에서 열린 정의당 충북도당 당원대회에 나란히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 의원은 “저는 이랜드로부터 알바 체불임금 310억원, 게임회사 넷마블로부터 44억을 받아내고 공짜야근을 없앴다”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그치지 않고 정책수립과 조직화로까지 이어가겠다. 우리 당은 시민들의 고단한 삶 속에서 유력정당으로 자리잡고 ‘국민의 노동조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의 지난 대선 슬로건인 ‘노동이 당당한 나라’의 연장선이었다.
반면 박 전 의원은 당의 혁신과 외연확장을 내걸었다. 박 전 의원은 “우리가 지난 몇년간 좋은 정당을 만들려고 했지만 한계는 뚜렷했다”며 “운동권 정당, 소수파 정당이라는 오명을 단절시키고 2020년 제1야당 도약을 위해 외연확장과 정치재편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당내 정파와 의견그룹이 당직선거에서 투표권력으로만 작용하고 의견그룹으로 역할하지 못하는 현실을 과감히 바로잡겠다. 40대 시민운동가 출신으로서 과감한 변화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메시지 차이는 확연히 다른 정치 이력에서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미 의원은 1980년대 대학을 중퇴하고 노동운동에 투신한 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에 참여하며 진보정치를 시작했다.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정의당을 거치며 진보정당의 부침을 두루 겪었다. 2004년 17대 총선 비례대표, 18대 지역구로 출마해 낙선한 데 이어 지난해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박원석 전 의원은 1994년 창립한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참여연대)의 1세대 멤버다. 2006년 협동사무처장까지 올랐고 2008년에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으로 활동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외연 확장을 꾀하던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로 영입돼 의정활동을 했고 지난해 총선에는 경기 수원 영통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 의원이 진보정당 내부에서 꾸준히 커온 자원이라면 박 전 의원은 시민운동계에서 수혈된 인물인 셈이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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