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에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허위 내용을 제보한 당원 이유미씨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남부지검에서 조사 중 긴급체포돼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문준용 채용비리 의혹 증거 조작’은 평당원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이라며 증거물을 내놓았으나, 대선 전부터 ‘윗선’에서 조작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내용은 빼고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민의당이 대선 때 채용비리 의혹을 정식으로 제기하기 전에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박지원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조언을 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에스비에스>가 공개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이유미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국민의당이 이 의혹을 공식 제기한 지 사흘 뒤인 5월8일 이씨는 이 전 최고위원에게 “사실대로 모든 걸 말하면 국민의당은 망하는 거라고 하셔서 아무 말도 못 하겠어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런 내용은 대선 때 당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이 지난 28일 언론에 공개한 ‘이준서-이유미 카톡대화록’에는 빠져 있었다.
이유미씨가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국민의당은 망하는 것이라고 하셔서”라고 말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에스비에스>(SBS) 화면 갈무리
당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또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준서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박지원 전 대표에게 5월1일에 바이버로 (채용비리 의혹 관련) 문자를 보내고 조언을 구한 일이 있다’는 진술을 들었다”며 “이에 관해 박 전 대표를 만나 구체적인 진상을 파악해보니, 박 전 대표는 당시에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내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던) 제 비서관이 늦게 열어보았지만 당시 많이 나돌던 얘기로 알고 저에게 보고를 안 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부장 강정석)는 이날 이유미씨를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했다.
김태규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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