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대사도 피해여성 성추행 의혹

외교부 당국자 “외교관의 성폭행 피해자로부터 추가 진술받아”

에티오피아 주재 한국대사관 외교관이 현지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가운데, 김아무개 에티오피아 대사도 해당 피해 여성을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돼 외교부가 조사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성폭행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피해자를 면담하는 과정에서, 대사가 피해자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했다는 추가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휴가 중이라 서울로 들어와 있는 대사를 지난 12일 불러 지휘감독 책임을 조사한 뒤 돌려보냈으나 피해자가 대사에게서 성추행을 받았다는 진술이 나와 대사를 다시 불러 조사했다”면서 “대사는 ‘전혀 그런 일을 한 사실이 없다’며 피해자와 상반된 주장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대사여서 내용을 중대하게 봐야 한다”고 말해, 추가 조사 방침을 내비쳤다.

앞서 이날 낮 외교부는 자료를 내어 성추행 혐의를 받는 에티오피아 주재 외교관 ㄱ씨에 대해서 “감사관실이 이틀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끝에 해당인(피의자)에 대한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며 “해당인은 조사 과정에서 혐의사실을 모두 부인했으나, 관련 증거와 피해자의 진술로 미뤄 범죄 혐의가 명확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피해자의 동의 아래 해당인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피해자가 외교부에 진술한 내용을 보면, ㄱ씨는 평소 행정적 도움을 준 데 대한 사례의 뜻으로 현지 직원인 피해자에게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불렀다. 두 사람은 저녁 식사 때 와인 3병을 곁들여 마셨고 피해자는 이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다. ㄱ씨는 만취해 쓰러진 피해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지은 송경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