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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문 대통령 “방산 비리는 매국·이적 행위”…부패와 전면전 포문

등록 2017-07-17 20:07수정 2017-07-17 23:08

문 대통령 ‘반부패 관계기관 협의회’ 복원 지시
수석·보좌관회의서 “방산 비리 척결” 강한 의지 밝혀
인사청문회 과정 주춤했던 비리 근절·개혁 다시 속도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참여정부 시절 운영됐던 ‘반부패 관계기관 협의회’ 부활 및 청와대 민정수석실 주도의 ‘방산비리 근절 유관기관 대책협의회’ 구성을 지시한 것은 청와대가 부패척결과 개혁의 고삐를 쥐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부정부패 척결과 방산비리 근절은 새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의 간절한 여망”이라며 “미룰 수 없는 과제이고, 새 정부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방산비리와 관련해 “안보에 구멍을 뚫는 이적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방산비리 척결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닌 애국과 비애국의 문제로 더는 미룰 수 없는 적폐청산 과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안보무능과 무책임 △방산비리 △국방의무와 병역의 불공정 △색깔론과 종북몰이 등을 ‘4대 안보적폐’로 규정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새누리 정권 9년간 방산비리가 끊이지 않았고, 안보와 병사들 생명을 팔아 치부하고자 했다. (방산비리는) 매국·이적행위로,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에 준해 가중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청와대 안에선 새 정부 출범 이후 뚜렷한 개혁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조바심이 제기돼왔다. 인사청문회 정국이 두달 가까이 이어진 데다, 이 과정에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면서 각종 개혁과제가 ‘올스톱’ 됐다는 것이다. 최근 국회 운영이 정상화된 만큼, 이제 오는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기 전까지를 ‘개혁의 골든타임’으로 삼아 이전 정부 적폐청산을 위한 밑돌을 깔고, 동시에 문재인 정부에선 부정부패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면서 각종 개혁과제를 체계적으로 관리·추진할 수단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며칠 사이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방산비리 수사를 본격화하고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조사항목 13건을 확정하는 등 사정·정보기관들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이런 구상은 조만간 복원될 ‘반부패 관계기관 협의회’를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반부패 관계기관 협의회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훈령에 따라 설치된 협의체다. 국무조정실장,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법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 행정자치부 장관, 검찰총장, 국세청장, 관세청장, 경찰청장,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감사원장과 국가정보원장이 회의에 배석하도록 했다. 주요 행정부처의 장관과 사정기관의 총수가 참여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만큼, 의제 설정과 추진력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이 협의회를 통해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고비처) 설치와 공직 사회 부패 척결, 대검 중수부 폐지와 수사권 제한 등 검찰 개혁 청사진은 물론, 사학 재단 비리와 불법정치자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 역시 이 협의체를 통해 대선 과정에서 약속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검찰·국정원 개혁 등을 주요 과제로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최혜정 이세영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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