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물난리를 뒤로하고 유럽 연수를 떠난 충북도의원들에 대한 거센 비판이 여전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김학철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장이 국민을 설치류에 견주는 막말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학철 의원은 20일 오전 보도된
KBS와의 통화에서 외유성 유럽 연수에 대해 비판하는 국민을 두고 “무슨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만한 게 지방의원이냐”며 “지방의원이 무소불위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처럼 그런 집단도 아닌데”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학철 충북도의원 발언. KBS 화면 갈무리.
레밍은 몸길이 3.5∼3.8㎝, 꼬리 길이 약 1.5㎝ 정도의 쥐과 설치류 동물로, 집단을 이루고 직선으로 이동해 호수나 바다에 줄줄이 빠져 죽는 일도 있다. 이 때문에 레밍은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기도 한다. 김 의원의 말은 국민이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여론에 선동되어 자신들을 비판하고 있다는 항변인 셈이다.
김 의원은 1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도 “(유럽에) 도착한 뒤 엄청난 비난 여론을 보고 놀랐다. 일정을 계속 진행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귀국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비행기 표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힘없는 도의원들한테 너무 한다. 수해가 나지 않은 지역구 의원도 있고, 수해 지역구 의원(박봉순) 또한 미리 현장을 다 둘러보고 왔다. 지금 거의 전쟁이 난 것처럼 우리를 공격한다. 돌아가 얼마나 심각한지 돌아볼 것”이라고 항변했다.
김학철 의원의 막말은 이번만이 아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소추됐던 지난 2월26일 충북 청주 상당공원에서 열린 ‘제1차 탄핵 무효 충북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국회에 250마리의 위험한 개XX들이 미쳐서 날뛰고 있다”며 “위협을 가하는 미친개들은 사살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김 의원은 이 말로 인해 충북도의회 윤리특위에 징계요구서가 제출된 적 있다. 하지만 도의회는 이후 별다른 징계를 하지 않고 흐지부지 이 사건을 덮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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