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청년들에게 일베 활동을 권장하자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 혁신의 지향점이 결국 일베인가”, “일베 홍보대사를 자임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30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일베 활동을 권유했다. 배석한 혁신위원은 ‘일베충은 이제 욕이 아니라 캐릭터화 됐다’는 망언을 스스럼없이 했다”고 소개하며 “자유한국당은 스스로 일베 정당임을 인정한 것인가. 자유한국당 혁신의 지향점이 결국 일베인 것인가”라고 물었다. 백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이 제대로 된 보수 정당이 되기 위해 혁신을 하는 것이라면, 관련 발언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를 하고, 국민이 인정하는 혁신을 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28일 자유한국당 혁신위는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30여명의 청년·대학생들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혁신위와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센터가 공동으로 기획한 이 행사에는 자유한국당 대학생위원회와 대학생포럼 소속 청년들이 나왔고 당에서는 류 위원장을 포함한 혁신위원들과 이재영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보도를 보면 이 자리에서 ‘귀족노조’, ‘농약급식’처럼 직관적으로 논리를 설파할 수 있는 네이밍을 잘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류 위원장은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용어를 선점하는 일은 당이 할 일이 아니라 정치평론가들이 할 일”이라고 규정한 뒤 “일베하세요. 일베 많이 하시고”라며 일베 활동을 적극 권유했다. 또 최해범 혁신위원이 “예전에는 ‘일베충’을 처음 들었을 때 욕인 줄 알았는데 자기들끼리 ‘베충이 베충이’ 하다 보니 욕의 의미가 사라졌고 캐릭터화까지 시켰다”고 하자 류 위원장은 “(일베를 캐릭터화 한) 그 인형 예쁘다”고 맞장구를 쳤다. 진보진영에 비해 온라인에서 대응 역량이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류 위원장은 “‘여시’(온라인 사이트 ‘여성시대’) 등 전부 저쪽 편이다. 내가 아는 뉴라이트만 해도 ‘일베’ 하나밖에 없다”며 거듭 일베 사이트를 강조했다. 류 위원장은 “한국당은 ‘틀딱들’ 지지를 받는데 바른정당은 젊은 보수의 지지를 비교적 많이 받는 것 같다”며 “젊은층을 끌어올 아이디어를 받으러 여기에 왔다”고도 했다. ‘틀딱’은 ‘틀니’와 ‘딱딱거린다’는 표현의 합성어로 노인층을 비하하는 말이다.
김익환 바른정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젊은 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바른정당이 부럽다면 뼈를 깎는 혁신을 선행해야 한다. 극우성향의 단체를 치켜세우고 바른정당을 파괴시키는 공작을 진행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며 “‘일베’ 홍보대사를 자임하며 보수의 격을 떨어뜨리고 바른정당 파괴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류석춘 혁신위원장과 자유한국당은 국민들 앞에 엄중히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태규 윤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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