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 부회장 뇌물공여 등 혐의 재판 증언 전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16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법원으로 가기 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5월23일 왼쪽 옷깃에 수인번호 '503번'을 달고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수첩에 JTBC 얘기가 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JTBC에서 왜 그렇게 비판하느냐며 홍석현 회장을 비판한 거 맞습니까
“굉장히 강하게 말했습니다.”
-수첩에 JTBC가 기재되어 있는 것은 안종범 수석 말처럼 면담 내용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러줬다는 건데 나머지 부분도 그런 거 아닌가 싶습니다 . 금융지주나 미르·케이 스포츠재단 얘기 안 나왔나요?
“말씀드린 대로 얘기했는데 쓰여 있는 것도 있고 안 쓰여 있는 것도 있습니다. 왜 저렇게 기재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피고인(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JTBC에 대한 말을 듣고 홍석현 회장에게 전한 게 있죠?
“그 우선 저거는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 날(2016년 2월 15일) 어떤 얘기가 있었는가 . 독대 분위기가 전달되기 때문에 조금 설명해 드리자면, 조서에는 설명해 드렸는데 제대로 기재가 안 됐습니다 . 처음에 신사업 끝나고 무슨 말 하다가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외삼촌이지 않으냐. 중앙일보 자회사 JTBC 뉴스 프로그램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 나라를 생각하시는 사람이면 그러실 수 있냐’라고 말했습니다. ‘이적단체’라는 말까지 썼습니다 . ‘TV 안 보시느냐’라고 해서 ‘안 본다’고 했는데, ‘중앙이 삼성 계열사였는데 얘기 좀 해라’며 굉장히 강하게 말했습니다 . ‘계열 분리된 지 오래됐고 독립 언론사이고 (홍석현 회장이) 손위분이어서 말하기 어렵습니다’라고 그러니까 더 짜증 내시면서 ‘어머니(홍석현 회장의 누나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관장)께 말씀드려라’라며 굉장히 흥분했습니다 . 얼굴이 빨개졌고요 . 홍석현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살아 건재하실 때도 말씀 안 드렸습니다 . 제가 도망가는, 피하는 투로 말씀드렸더니 두 분 정치인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누구랑 내 얘기 어떻게 하는지 모르느냐, 모 국회의원이랑 모의하고 다니는 거 모르느냐 . (홍석현 회장이) 정치 야망 있는 거 같은데 삼성이 줄을 대는 거냐 . 중앙이 JTBC의 제일 큰 광고주 아니냐’고 했는데, 더 화를 낼 것 같아서 대꾸를 안 했습니다 . 거의 대화의 끝부분을 JTBC 얘기만 했습니다 . 제가 조사받으면서 김 검사에게 얘기 다 했는데 그때 조서에 남기는 게 탄핵재판 진행 중이었고, 일국의 대통령이 언론사와의 그런 언급에 대해 조서를 남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말씀드렸지만, 조서에 안 남기는 것도 동의했습니다 . 2월 15일 안종범 수첩 조서를 만약 검사가 보여줬다면, 그날 조서에 남겼을 것입니다 . 그날 분위기가 제가 얘기를 하고 부탁을 하고 그런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
-홍석현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따로 몇 번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는데?
“(박 전 대통령의 말을 홍 회장에게) 바로 전하는 게 낫다고 해서 오후에 홍 회장에게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 그 뒤로 (홍석현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몇 번 만났다는 걸 들은 것 같습니다 .”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사항을 이행하고 결과까지 체크한 게 맞지요?
“저건 질책이 아니라 저희를 정치적 의도가 있는 배후로 의심까지 하셨기 때문에 저희가 안 챙길 수가 없었습니다 . 그 뒤로도 절대 그런 게 아니라고 . 사실 양쪽에 끼여서 청와대는 우리가 정치적 의도가 없다 그런 사실을 홍석현 회장에게도 제가 대통령 뜻을 옮기는 사람이라고 오해를 살까 봐 . 그 뒤로 홍 회장도 몇 번 찾아뵙고 절대 오해 없게 챙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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