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2일 국방부와 환경부 관계자 등이 경북 성주에 있는 주한미군 사드 기지에서 전자파·소음 측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우리 정부에 오는 30일까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24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한국당 연찬회 뒤 기자들에게 “미국이 30일까지 사드 4기를 추가배치하라고 요구해 이낙연 총리가 지금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한일의원연맹에서 이 총리를 만나 이런 말을 전해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미국 쪽 누가 요구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근 (미국에서) 높은 사람들이 많이 왔다. 그 사람들 중 누가 얘기했지”라고 답했다. 그는 기자들이 거듭 진위를 묻자 “내 이름을 걸고 써도 좋다”며 자신의 발언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총리 쪽은 즉각 “사실 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 총리는 “그렇게 말한 적 없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25일 전했다. 이 최고위원과 이 총리의 발언이 엇갈리면서 사태는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앞서 24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금년 내에 사드 4기 추가 배치가 이뤄지느냐”는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의 질의에 “그 보다 훨씬 더 빨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의 임시 배치가 조만간 완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정확한 시점은 밝히지 않았으나, “훨씬 더 빨리”라는 표현을 고려할 때 사드 배치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은 경북 성주에 기존에 설치된 사드 발사대 2기 외에 추가로 4기를 ‘임시 배치’하는 문제를 미국과 협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천안/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