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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자유한국당 “을지훈련 중에 당·청 술판”…정의용 실장 “훈련 끝인데 뭐가 문제”

등록 2017-08-25 17:42수정 2017-08-25 18:59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참관 등을 위해 방한한 미국 새뮤얼 그리브스 신임 미사일방어청장(왼쪽 둘째부터),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관,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이 22일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패트리어트3 미사일 포대 앞에서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참관 등을 위해 방한한 미국 새뮤얼 그리브스 신임 미사일방어청장(왼쪽 둘째부터),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관,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이 22일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패트리어트3 미사일 포대 앞에서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24일 밤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국가안보실 2차장 등 청와대 수석급 만찬 놓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훈련 때는 술집 안 가는 게 전통…이 정부 무너질 수도”주장
정의용 안보실장은 국회 답변에서 “훈련 상황 끝, 뭐가 잘못됐는지 이해 못해” 반박
“을지연습 기간에는 술집에 안 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전통이다. 이 정부가 곧 무너질 수도 있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군의 을지훈련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여당 지도부와 폭탄주 등 술자리를 겸한 만찬을 한 사실을 두고 보수야당이 정치적 쟁점화에 나섰다. “뭐가 잘못됐다는 것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발언이 논란을 키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5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당 연찬회 마무리 발언에서 “을지연습 기간에는 술집, 유흥가를 안 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전통이고 관례인데 청와대에서 그렇게까지 했다는 것을 보니 이 정부가 곧 무너질 수도 있다. 국민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어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12명이 민주당 지도부와 술판을 벌였다. 민관의 훈련은 종료됐지만 군의 을지훈련은 오늘까지”라며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오히려 대들었다고 한다. 을지훈련이 진행되는데 서울 한복판에서 술판을 벌이는 것이 우리의 안보 현실이다. 이 문제도 계속 문제제기하고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24일 밤 8시께 더불어민주당은 김현 대변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동안 대통령을 보좌하는데 전력을 다해 힘써 주인 청와대 수석·보좌진께 당을 대표해 추미애 대표가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당청 만찬을 했다”고 밝혔다. 만찬 참석 대상자는 민주당에서 추미애 대표와 이춘석 사무총장,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 12명이,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전병헌 정무수석과 국가안보실 2차장 등 12명이었다.

만찬이 진행 중이던 시점에 군의 을지훈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국방부·외교부, 통일부 등에 대한 결산 심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자정을 넘겨 25일 새벽까지 진행되던 예결위 회의장으로 만찬 사실이 알려졌고, 자유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이 질의 도중 “군이 ‘데프콘1’ 상태에서 훈련을 전개하는데 청와대 수석급 이상 12명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12명이 술판을 벌였다. 청와대는 누가 지키느냐”고 따졌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은 국회 예결위에 참석한 상황에서 국가안보실 2차장까지 청와대를 비우고 술자리에 가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민관 을지훈련) 상황은 끝났다. 뭐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맞섰고,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의원도 “자리가 끝난 후 대표가 모임 취지까지 설명한 정상적인 자리였다”고 감쌌다. 이에 자유한국당이 반발하며 예결위가 정회되는 소동을 빚었다.

자유한국당 예결위원들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대한민국의 안보위기가 최고조인 상황에서, 국군은 전시상황인 ‘데프콘1’을 발령해 을지훈련을 펼치고 있었다”며 “국가안보의 위기가 퇴근 후에는 없는 것인지, 전 군 장병들에게는 경계태세를 지시해놓고 국가 안위를 책임지는 최상층 지도부는 술판을 벌여도 된다는 것인지, 국가안보실장의 안일한 안보인식에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안보 위기 시점에 술판을 벌인 청와대 인사들에 대해서도 즉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민주당 역시 지도부의 책임있는 대국민사과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24일 저녁 청와대 내 대통령을 보좌할 안보책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청와대 안보책임자 부재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정의용 실장은 ‘무슨 큰 문제냐’는 식의 적반하장격 항변을 했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안보정책을 보좌한다는 참모의 어이없는 안보인식에 말문이 막힌다”며 “정 실장의 발언처럼 민·관 훈련이 끝나서 술판을 벌여도 된다는 논리라면, 청와대 안보실은 군과 관련이 없다는 얘기냐”고 따졌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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