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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장겸은 맞고, 정연주는 틀리다? 한국당의 ‘내로남불’

등록 2017-09-07 20:53수정 2017-09-08 09:40

2008년 “찰거머리 정연주 떼내야”
이번엔 “김장겸 체포 굉장한 과잉”
자유한국당이 김장겸 <문화방송>(MBC) 사장의 체포영장 발부를 문제삼아 시작한 정기국회 보이콧이 7일로 엿새째를 맞았다. 그 사이 김 사장은 자진 출석해 조사받았지만 자유한국당은 “공영방송 사수”를 주장하며 장외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태도는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7~8월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이 정연주 <한국방송>(KBS) 사장 해임·체포 과정에서 보인 태도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현 자유한국당 대표)는 “KBS 사장의 경우 소환장을 두세번 발부했으면 그 다음에 들어가는 절차는 법에 따라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것”이라며 체포를 촉구했다.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이유로 곧바로 국회 밖으로 뛰쳐나간 홍 대표의 9년 전 모습이다.

그즈음 한나라당 대변인은 조윤선·윤상현·차명진 의원이었다. “KBS에 붙어있는 정연주라는 찰거머리를 하루빨리 떼어내야 한다. 그래야만 공영방송 KBS가 살아날 수 있다”(차명진), “KBS 사장이라고해서 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감사원과 검찰이 잘못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 책임을 묻는 과정이 어떻게 방송장악이며 언론탄압이 되는지 반문하고 싶다”(조윤선) 등의 논평을 쏟아냈다. 이들은 정 전 사장 해임 문제로 여야가 격돌하며 18대 국회 원구성이 늦어지자 “민주당이 식물국회를 만드는 동안 민생이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당시 민주당은 ‘원내 투쟁’을 결정하고 원구성에도 합의했다. 반면 지금 자유한국당은 역대 최고라는 안보·경제 위기 상황에도 국회 밖으로 나갔다.

자유한국당은 “고작” 부당노동행위를 한 김장겸 사장과 배임죄로 기소된 정연주 전 사장을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2년 1월 대법원은 정 전 사장의 배임죄에 대해 무죄를 확정하고, 해임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도 정 전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정 전 사장은 법원의 조정 권고에 따라 556억원만 환급받는 선에서 국세청을 상대로 낸 법인세 소송을 취하했는데, 당시 한나라당과 검찰은 “소송을 포기해 더 받을 수 있는 돈을 포기했다”며 해임과 처벌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최교일 의원은 지난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2008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때 MBC ‘피디수첩’ 사건을 수사했는데, 언론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토론을 6개월이나 했다”며 “김장겸 사장의 체포(영장 발부)는 굉장한 과잉”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자신이 정연주 전 사장을 체포했던 수사 당사자였다는 사실은 거론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김장겸 사장과 고대영 <한국방송> 사장의 임기 보장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러나 한나라당 시절에는 “임명권한이 있는 대통령에게 해임권한이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전임 사장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스스로 재신임을 묻거나 물러났다”(조윤선)고 주장했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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