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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명수 인준 계기로 ‘상시적 협치’ 모색

등록 2017-09-22 21:38수정 2017-09-22 21:58

표결 전 여 원내대표 의원회관 돌아
국민의당 개별접촉·20여개 고발취하
인준 뒤 ‘협치의 틀 만들자’ 의견모아
국민의당도 조속한 제도화 촉구
청, 다음주 여야대표들 초청 계획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여당과 청와대의 총력 대응으로 힘겹게 마무리 지은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는 여권에 ‘안정적 협치’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했다. 여당은 일회성이 아닌 상시적 협치가 가능한 시스템 구상에 들어갔고, 청와대는 야당 대표들에게 회동을 제안하는 등 ‘김명수 임명동의안 통과’로 조성된 협치 분위기를 이어가려 애썼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최고위 회의에서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가결은 상생과 협치의 시작이다. 이제부터 공통공약 중심의 민생 현안과 국회를 발전시키고, 정치개혁을 모색할 다양한 형태의 정책 협치, 정치 협치의 과제를 함께 모색해가자”고 제안했다. 우 원내대표는 임명동의안 표결 전날인 20일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의원회관을 돌았다. 여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대법원장 후보자까지 부결되면 안 된다는 절박감에 국민의당 의원들을 거의 다 접촉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국민의당 의원들을 고발한 20여개 사건에 대해서도 일제히 고발을 취하하며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민주당 내에서는 ‘치성’을 들여 인준에는 성공했으나 이런 일회성 노력은 ‘지속가능한 방법’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21일 인준안 처리 이후 원내대표단이 모인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법률부대표인 조응천 의원은 “우리가 천수답 정치를 해선 안 된다. 언제까지 기우제를 지내야 하나. 수리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명동의안뿐만 아니라 향후 개혁입법을 위해서 사안이 생길 때마다 야당을 찾아가 표를 애원하고 처분을 기다릴 게 아니라 소수여당으로서 야당과 함께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협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지금까진 국회 현안을 원내에서 해결하려다가 급하면 청와대에 손짓하는 ‘이머전시 프로그램’에 가까운 거친 방법이었다”며 “야당과 사전에 협의할 내용들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먼저 합의하고 다양한 단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치 우선순위인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협치를 하라’고 충고하며 여전히 존재감을 뽐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에서 연 최고위 회의에서 “필요할 때만 야당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협치를 조속히 제도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급할 때만 읍소하지 말고 국회의 합리성을 존중해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협치를 실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모처럼 무르익은 협치 분위기에서 국민의당이 우선적으로 바라는 건 선거구제 개편이다. 중대선거구제 개편은 다음 총선에서 제3당인 국민의당의 생존을 보장하는 안전판이기 때문이다. 민주당도 선거구제 개편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에 긍정적이어서 국민의당과의 중요한 협치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다음주에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5당 원탁회의를 제안할 예정이다.

국민의당 지도부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거는 등 대법원장 인준안 처리에 공을 들였던 청와대도 협치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다음주 여야 대표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를 찾아 5당 지도부를 만나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 일정을 조율했다. 전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안보 문제와 여·야·정 국정 상설 협의체를 통한 협치 문제를 완성하기 위해 청와대 회담 일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야 5당 대표 회동이 순조롭게 성사되진 않을 듯하다. 안철수 대표는 청와대의 회동 제의에 “외교안보 문제로 회동을 하자고 (제가) 제안했었다”며 의제를 안보 문제로 제한하자고 역제안했다. 5당 대표가 함께하는 회담에는 “들러리 서지 않겠다”고 밝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번 회동에도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규 송호진 송경화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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