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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근혜 외교부’, 미르재단 숨기려 조작 문건 국회 제출

등록 2017-10-12 15:32수정 2017-10-12 16:02

이인영 의원 외교부 국감서 밝혀
미르재단의 ‘코리아에이드 답사’ 사실 삭제 문건
국정농단 불거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때 제출
이인영 의원실 제공.
이인영 의원실 제공.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됐던 지난해 10월, 외교부가 코리아에이드 사업에 미르재단이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을 삭제·편집한 내부문건을 국회에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인영 의원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9월, 외교부에서 ‘제5차 K-프로젝트 T/F 회의(사전답사단 결과 보고)’라는 제목의 동일한 문건을 제출받아, 미르재단이 코리아에이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누락됐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문건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원조사업을 위해 외교부 등이 2016년 3월,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를 답사한 결과를 보고한 것이다. 2017년 9월 외교부가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이재완 외교부 개발협력심의관을 단장으로 농림부, 문체부 등 관계부처와 미르재단, 코이카, 한국농수산유통공사 등 유관기관이 ‘답사단’으로 함께 다녀온 사실이 명시돼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인영 의원이 지난해 10월 외교부에서 받은 똑같은 이름의 문건에는 이 ‘답사단’ 항목만 쏙 빠져있다. 2016년 9월20일 미르재단의 배후에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존재한다는 <한겨레>의 최초 보도 뒤 국정농단 의혹에 불이 붙자 정부의 외국원조 사업에 미르재단이 참여했다는 내용 자체를 들어내는 방식으로 내부문건을 사실상 ‘조작한’ 셈이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이인영 의원은 “누가 이 문건을 수정하라고 지시했는지, 조작 편집했는지, 왜 누락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하자 강경화 장관은 “상세히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미르의 코리아에이드 사업뿐만 아니라 최순실씨가 해외공관장 임용 과정에 개입한 국정농단이 확인되고 드러났음에도 외교부 혁신티에프(TF)에서 다루지 않고 있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과거 적폐를 해결해야 외교부에도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지적했다.

김태규 김규남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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