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분당전야’
정동영 “어디서 배운 정치냐” 포문
송기석 ·권은희 “말씀 가려달라”
비공개 전환뒤 안 대표 성토 줄이어
의총결과 놓고 반대파·통합파 언쟁
“사퇴·사과 요구”-“의결사항 아니다”
김 원내대표 “의결 아닌 총의” 정리
정동영 “어디서 배운 정치냐” 포문
송기석 ·권은희 “말씀 가려달라”
비공개 전환뒤 안 대표 성토 줄이어
의총결과 놓고 반대파·통합파 언쟁
“사퇴·사과 요구”-“의결사항 아니다”
김 원내대표 “의결 아닌 총의” 정리
20일 오후 2시 국회 본청 246호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안철수 대표는 나타나지 않았다. 약 3시간 전 기자회견을 열어 ‘바른정당과의 통합과 대표 재신임 문제를 묶어서 전당원투표로 결정하자’는 폭탄선언을 한 뒤,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의총에는 불참한 것이다.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안 대표가 의총을 앞두고 알박기 기자회견을 했다”며 격앙된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의총 뒤에는 안 대표의 사퇴 및 사과를 요구하는 등의 내용을 의총 결과로 브리핑하면서 통합파와 반대파는 ‘의총에서 의결된 내용이다, 아니다’를 놓고 취재진 앞에서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의원 39명 중 23명이 참석한 의총은 시작부터 안 대표 불참 문제로 불이 붙었다. 정동영 의원은 안 대표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에게 “얼른 안 대표에게 의총 참석하시라고 해라. 뭐가 무서워서 못 나오나. 그 정도 ‘간땡이’로 정치할 수 있겠냐”며 “의총 소집해놓고 기자회견하는 게 어딨나. 어디서 배운 정치냐”고 한바탕 퍼부었다. 유성엽 의원이 “(안 대표) 끌고라도 와야지. 이런 비겁한 경우가 어딨어! 끌고 와. 끌고라도 와!”라고 말하자 송기석 의원이 “말씀 좀…”이라고 대꾸했고, 권은희 의원은 “끌고 오라뇨? 말씀 가려 해주세요!”라고 쏘아붙였다.
의총은 20여분 논쟁 끝에 취재진에게 비공개로 전환된 뒤 3시간 동안 이어졌다. 박지원·천정배·황주홍·이상돈 의원 등 통합 반대파가 참석자의 다수를 이룬 가운데, 안 대표를 향한 성토가 줄을 이었다고 한다. 의총이 끝나고 통합파인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안철수 대표의 전당원투표 제안은 당헌·당규에 위반된다 △일방적인 합당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안 대표의 불통을 엄중히 규탄한다 △분열을 유도하는 안 대표는 자진사퇴하라 △안 대표는 호남 정치인을 구태로 매도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는 등 의총에서 나온 의원들의 주장을 정리해서 취재진에게 브리핑했다. 통합 반대파인 김경진 원내대변인이 “(이 문안은 의총에서) 의결된 사항”이라고 주장하자,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마지막까지 의총에 남은 의원들이) 16명밖에 안 됐는데 의결된 사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통합에 의견을 달리하는 원내대변인 2명이 의총 결과마저 취재진에게 다르게 전달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통합파인 김철근 당 대변인이 “의결 안 됐잖아!”라고 항의하자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말 조심해!”라고 맞받기도 했다. 논쟁이 길어지자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당이 콩가루가 되면 안 되니까 김동철 원내대표 잡아올 테니 원내대표 얘기를 듣고 정리하자”고 했다. 10여분 뒤 나타난 김 원내대표는 “(의총에) 참석하지 않은 분이나 다른 뜻을 가진 분도 계셨고 이 자리는 통합 관련 의결을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며 “의결이라는 표현보다 그렇게 ‘총의’를 모았다고 말하는 게 정확하다”고 혼선을 정리했다.
김태규 김규남 기자 dokbul@hani.co.kr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기석 대표비서실장에게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관해 전당원 투표를 제안한 안철수 대표의 의원총회 참석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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