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헌이 복지국가의 초석을 놓는 개헌이 돼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요구가 높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으로 연 ‘사회권 보장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개헌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은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 특별위원회의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6월 지방선거 때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함께 시행하겠다는 정부와 여당의 의지가 높은 가운데, 새로운 헌법에 담아야 할 시대정신과 가치가 무엇인지를 두고 사회 곳곳에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틀에 걸친 의원총회를 통해 지난 2일 개헌 당론을 확정한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 등도 이른 시일 안에 개헌안을 구체화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시민사회에선 1987년 개헌 이후 30년 동안의 사회 변화를 반영해 기본권을 강화하고 더욱 민주적인 사회질서를 만드는 방안을 두고 백가쟁명 중이다.
이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은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인영 의원과 함께 ‘사회권 보장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개헌 포럼’을 열어, 삶의 질을 고루 높이고 복지국가의 기틀을 닦는 개헌의 방향을 짚었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건강권, 주거권, 노동권, 환경권이 새 헌법에 담겨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인영 의원은 인사말에서 “그간 국회에서 정치·시민적 기본권, 지방분권, 정당과 선거제도, 정부 형태와 권력구조 관련 논의는 많이 이뤄졌지만 사회경제적 분야의 개헌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깊이 검토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오늘 다뤄지는 내용을 바탕으로 국민이 먹고사는 데 어려움 없는 좋은 개헌을 이루고, 더 좋은 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는 “그동안 개헌 논의에서 사회권은 권력구조 개편의 들러리 의제로 치부돼왔는데, 이번엔 사회권이 중심이 돼야 한다.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이 돼야 사회권 논의가 유실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토론에서 “‘인신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조문이 14개고, 이것 때문에 경찰, 소방서, 군대 등을 유지한다. 거기엔 엄청난 돈을 투자하면서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데 돈이 든다고 지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사회권을 국가가 베푸는 은전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헌법은 대강의 큰 틀만 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법 제·개정이나 해석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헌법은 정치와 법의 중간영역에 걸쳐있어, 정치적 요구를 담아내는 법인 동시에 정치적 행동을 통제하는 법“이라며 “헌법을 개정하는 건 법학의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정합적 규범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 개헌에 헌법학자들이 개입해선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또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민중들이 처음 거둔 성과는 정부 형태도, 헌법 정합성도, 법 이론도 아니다. 우리의 생활과 가치는 이렇게 보장돼야 한다는 프랑스 인권선언이었다”며 “촛불의 민심에 담겼던, 세상을 바꿔보자는 요구를 개정 헌법이 충실히 담아내야 한다. 헌법을 국가 기본구조의 최고법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시시콜콜한’ 명령으로 보고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분야별로 소개한다. 발제문과 토론문이 담긴 자료집은 아래 링크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조혜정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 수석연구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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