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들머리에서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이방카 트럼 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남북대화가 별도로 갈 수는 없다”며 “두 대화의 과정은 나란히 함께 진전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평창겨울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남북 화해 기조를 ‘평창 이후’까지 이어가는 데에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끌어내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비공개로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평창올림픽 지지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이렇게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지가 가장 강한 나라는 한국이지만, 한반도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지난 25년간 한·미 양국 정부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모처럼 잡은 이 기회를 잘 살려 나가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이 역사적인 위업을 달성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북핵 해결을 위한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미국의 ‘전향적’ 자세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이방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월, 문 대통령은 작년 5월 취임했는데 북한 핵·미사일 해결을 위한 양국 정부의 대북 최대압박을 위한 공동노력이 효과를 거뒀고, 한국의 대북 제재를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가 평창 겨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인사를 전하며 “이번 대표단의 방한이 굳건한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양국 국민 간 우정과 연대를 심화시키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접견 뒤 이어진 만찬에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 간에 활발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것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국의 지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양국 간의 우정과 협력 그리고 파트너십을 재확인함은 물론이거니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최대한의 압박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라 생각한다”며 대북 압박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날 <에이피>(AP) 통신은 미국 관리를 인용해, 북한 선박 56척과 해운·무역 업체들이 추가 제재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이 취해온 대북 제재들에 견줘 규모가 크다.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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