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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제4교섭단체’ 길 택한 정의당 ‘캐스팅보터’ 존재감 발휘할까

등록 2018-03-18 21:15수정 2018-03-19 13:53

전국위서 합의…가치 중심 연대 무게
평화당과 20일부터 세부논의 협상
정의당이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추인을 논의하기위해 전국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정의당 전국위원회는 당의 중요 사안에 관한 최고의결기구로, 당 대표와 부대표 등 주요 당직자, 소속 국회의원, 광역시·도당 위원장, 선출직 전국위원 등으로 구성된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의당이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추인을 논의하기위해 전국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정의당 전국위원회는 당의 중요 사안에 관한 최고의결기구로, 당 대표와 부대표 등 주요 당직자, 소속 국회의원, 광역시·도당 위원장, 선출직 전국위원 등으로 구성된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의당이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협상에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제4 원내교섭단체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두 당은 20일부터 세부 논의를 시작해 이달 안에 원내교섭단체를 띄울 계획이다.

정의당 당직자들과 시도당위원장, 선출·추천직 전국위원들이 참여하는 대의기구인 전국위원회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어 평화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최석 대변인은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해 정의당은 어느 때보다도 선명하고 강한 목소리로 국민을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정당이 2004년 처음 원내에 진입했지만, ‘소수 야당’에 머물며 국회 운영에서 배제되고 입법 활동의 한계를 절감한 탓이 크다. 정의당은 평화당과의 구체적 협상안을 들고 다시 한 번 전국위를 소집해 추인을 받은 뒤 공동교섭단체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정의당은 ‘촛불혁명 완수를 위한 정책연대’라며 가치 중심의 교섭단체 구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의당이 정책협약서에 담을 내용은 △노동자·농민을 위한 민생개혁 △선거제도 개편과 국회 특권 내려놓기 △공수처 신설을 포함한 사법개혁 △한반도 평화정책 지지 등이다. 세부적으로 합의해야 할 사안도 많다. 공동교섭단체 유효 기간을 얼마로 할지, 그 기간 안에 교섭단체 대표를 어느 쪽에서 먼저 맡을지도 결정해야 한다. 양당 의원들이 함께 소속돼 있는 상임위에서 간사를 누가 할지도 논의해야 한다. 정의당 당직자는 1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내에서는 공동교섭단체를 1년 동안 해보고 평가를 거쳐 연장하자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정의당이 평화당과 손잡고 교섭단체가 되면 국회 운영에 있어 발언권이 강해진다. 매주 월요일 열리는 국회의장 주재 정례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국회 의사일정을 함께 논의할 수 있다. 국회 상임위별로 1명씩 추가로 지정되는 간사도 상임위 법안심사나 의사일정 협의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개헌 국면에서 정의당의 숙원인 선거제도 개혁을 주장할 수 있는 마이크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평화·정의 공동교섭단체는 국회의 새로운 ‘캐스팅보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14석의 평화당과 6석의 정의당이 공동교섭단체를 꾸리면 20석 규모의 새로운 교섭단체가 된다. 여기에 이용호(무소속) 의원도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평화당 성향의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 3명(박주현·이상돈·장정숙)의 표를 더하면 사실상 24석의 교섭단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121석)과 무소속(2석, 정세균·손금주), 민중당(1석)을 더하면 현 재적의원(293석)의 과반인 148석에 이른다. 청와대와 여당으로선 평화·정의 교섭단체의 ‘협조’가 불가피한 만큼, 대여 협상력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정의당 내부에서는 호남당 이미지가 강한 평화당과의 연대가 진보적 정체성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또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선 결과에 따라 ‘민·평·정 연대’의 의석수가 절반 아래로 밑돌 수도 있다. 평화당의 한 의원은 “여당으로서는 평화·정의 교섭단체를 ‘주머니 속 공기돌’로 보기 때문에 두 당의 대여 협상력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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