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여성단체 대표자들이 지난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차별 철폐 자문회의' 설립을 위한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013년 하나은행이 신입 행원 채용 과정에서 서울대와 포스텍, 카이스트 출신을 1등급으로 분류하고 가산점을 준 사실이 밝혀졌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사실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지난 2일 밝힌 채용비리 검사 결과, 하나은행 회장, 은행장, 금감원·청와대 간부 등 실력자들의 추천을 받은 22명이 합격했는데 이 중 14명이 출신 대학에 따른 가산점을 받아서 합격한 케이스였다. 하나은행은 지원자들의 출신대학을 13개 등급으로 분류했고 1등급 대학이 서울대와 포스텍, 카이스트, 2등급 대학이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였다고 심 의원은 밝혔다. 지난 2일 금감원이 검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하나은행이 출신대학을 5개 등급으로 나눴다고 발표했지만 13개 등급이 맞다고 금감원이 알려왔다”고 심상정 의원실은 설명했다.
심 의원은 이와 함께 하나은행의 성차별 채용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고용노동부에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를 촉구했다. 하나은행은 2013년 상반기에 남녀 비율을 9.4대 1, 하반기에 5.5대 1로 불균형 채용 계획을 세웠고, 최종 공채 결과 애초 계획보다도 남성을 더 많이 뽑은 사실이 금감원 검사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능력이 아니라 타고난 성 때문에 이뤄지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차별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낡은 유물”이라며 “헌법에 여성차별철폐자문회의를 구성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이 약속한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구성을 통해 구시대의 유물을 일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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