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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기식, 정무위원 때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출장 논란

등록 2018-04-06 20:16수정 2018-04-06 23:29

자유한국당 “금감원장 사퇴 안 하면 진상조사단 구성”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납득 안 된다” 곤혹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4월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4월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달 31일 임명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정무위원 시절 피감기관 예산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실 등이 불거지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6일 “사퇴”를 요구했고, 여당 내부에서도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김 원장은 2015년 5월 정무위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지원으로 미국, 벨기에, 이탈리아, 스위스 등을 9박10일간 돌았다. 김 원장의 보좌진이 동행했다. 두 사람을 위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쓴 비용은 3077만원이라고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작성한 출장 보고서엔 ‘김기식 의원을 위한 의전 성격’, ‘국회 결산 심사를 앞두고 김 의원에게 의견 사항을 전달’이 출장 목적으로 적혔다고 한다.

김 원장은 2014년 3월에도 정무위 피감기관인 한국거래소 지원을 받아 2박3일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다녀왔다. 이 때도 보좌진 1명이 동행했으며, 두 사람의 항공비 210여만원, 숙박비, 식비 등은 한국거래소가 부담했다고 한다.

야당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금감원장 자리에서 직접 사퇴하지 않으면 ‘뇌물성 갑질 외유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겠다”며 “김 원장이 하는 금융감독을 어떤 금융기관이 수긍하고,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도대체 무엇을 검증했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정태옥 대변인은 “김 원장은 타인의 허물에는 한없이 매몰차고 모질게 물고 늘어지면서, 자신에게는 무한 관용을 보이는 파렴치한 모습이다. 저승사자가 공명정대한 일을 매몰차게 한다는 뜻이라면 김 원장을 (금융권) 저승사자라 부르는 것은 사치스러운 별명”이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정책위의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2014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출장비를 받았다고 비판하던 분이 직원까지 수행해서 황제출장을 갔다”고 비판했다. 김 원장이 2014년 10월 한국정책금융공사를 상대로한 국정감사에서 김 원장(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 정무위 간사)이 이 기관의 일부 직원의 로비성 출장을 호되게 질타한 일을 꼬집은 것이다. 지 정책위의장은 “법적으로도 부적절한 금품수수에 해당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단순히 사퇴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과 함께 19대 국회 정무위에 있었던 야당의 한 의원은 “당시 해당 기관 예산을 만원 단위까지 간섭하고 따졌던 분이 그 기관 예산으로 출장을 갔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 보좌진을 동행하는 경우도 없는데, 설령 동행하더라도 보좌진 출장비는 의원실 정치자금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김 원장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의원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이 얼마나 적은데 거기 돈을 3000만원씩 받아서 갔는지 납득이 안 된다. 게다가 김영란법을 주도한 사람이 김 원장 아니냐.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관행으로 보기엔 내용이 심하다. (다른 의원 없이) 단독으로 갔다는 것도 (국회에서) 처음 봤다”고 했다.

김남일 엄지원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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