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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말말말] 김문수의 서울시장 출마는 이번에도 뜬금없었다

등록 2018-04-10 15:16수정 2018-04-11 14:06

“대구에서 뼈를 묻겠다” 2016년 총선 출마
박근혜 탄핵에 “특검 파면·국회 탄핵” 주장
“김정은 기쁨조” “홍위병식 좌향좌 개헌” 현정부 비판
홍준표 “김 전 지사는 ‘영혼이 맑은 남자’” 치켜세워
2017년 2월1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탄핵반대 연설을 듣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017년 2월1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탄핵반대 연설을 듣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또 출마했습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이야깁니다. 김 전 지사는 10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이 나라를 위해서 마지막 봉사를 하고자 한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당 수성갑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뜬금없는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비판을 의식했는지 “전 총선 때 대구에서 낙선한 걸 다 아실 거고 지금도 저보다 더 적합한 분들이 많이 계신걸 알아 피하고 싶었다”면서도 “분명한 건 서울시장을 못 내는 당이라면 해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출마 명분으로 당을 내건 겁니다.

김 전 지사는 경기 부천 소사구에서 제15∼17대 3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2번의 경기도지사를 역임했습니다. 한때는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2016년 4월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 국회의원에 도전하지만 낙선했습니다. 이후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려다가 당내 비판에 백의종군을 선언한 이력도 있습니다. 그의 출마 전적만큼이나 화려한 그의 발언을 다시 한 번 돌아봤습니다.

■2015년 6월 “대구에서 22년 전에 정치를 시작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2015년 6월 대구 수성갑 선거구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그는 “22년 전에 정치를 시작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3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기도지사의 경험, 지식, 인적, 물적 자산과 네트워크를 대구를 위해 쏟아붓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경기도지사 시절 수도권 규제완화에 앞장섰던 사람이 지방에서 국회의원이 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는 물음이 나오자 “경기도지사 때는 경기 지역을 위해 일하고 대구에서 당선되면 대구를 위해 일하는 것, 그것이 지방자치 아니냐”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 김문수 “22년 전 정치 초심으로 대구 출마”)

■ 2016년 1월 “대구 수성갑에 뼈를 묻겠다”

20대 총선이 석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는 위기감을 느끼게 됩니다. 대구 수성갑 지역에 경쟁 후보로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신을 지지율에서 10~20% 정도 앞서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여기 수성갑에 뼈를 묻겠다”며 ‘대구 사랑’을 선언합니다. 김 전 지사는 “대구 12명 국회의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수성갑이 매우 어려우니까 구원투수로 당신이 제일 적합하겠다’ 합의를 해서 김무성 대표와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 모두 협의를 거친 다음에 제가 여기로 왔다”며 자신의 출마 당위성을 설명했습니다. (▶관련기사 : 김문수 “대구 수성갑에 뼈를 묻겠다”)

김문수 트위터 갈무리
김문수 트위터 갈무리
■ 2016년 2월 “대구 택시 수가 많으니 줄여야 한다”

‘택시기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야심차게 대구 택시기사 체험을 합니다. 국회의원 선거를 두 달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호응은커녕 누리꾼들로부터 뭇매를 맞았습니다. 초점이 빗나간 그의 비판 때문입니다. 김 전 지사는 “이틀동안 16시간 택시기사를 했다”며 갑자기 “대구 택시가 너무 많아 감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납금 19만 2000원을 냈는데 8만원이 담긴 급여봉투를 받았으니 ‘최저임금’도 못 받았다는 이유입니다. 그러면서 “대구 택시 수가 많으니 줄여야 한다”고 한겁니다.

택시업체가 불법으로 유지하고 있는 ‘사납금’ 제도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사납금이 19만 2000원인데 11만원 떼이는 것부터 따져야 되는 것 아닌가요?”, “사납금이 불법인 걸 모르시냐”, “사납금 바치라 강요하는 기업을 때려 잡아야지 (시간당) 임금 5000원이상 못받는다고 일부를 잘라내서 임금을 올린다는 소리인가”라고 거세게 비난했습니다. (▶관련기사 : 택시기사 체험 김문수, 사납금 폐단 놔두고 “택시 수 줄여야”)

김문수 페북 갈무리
김문수 페북 갈무리
■ 2016년 10월 “박근혜 대통령, 진실 밝혀야”

그는 자신이 ‘대권 잠룡’으로 꼽히던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최순실 의혹으로 민심이 들끓고 있다”며 “대통령께서는 독일로 출국한 최순실을 조속히 입국시켜 국민께 진실을 밝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밝힌 겁니다. 그는 이화여대 학생들을 언급하며 “학생들이 울부짖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난다”고도 말했습니다. (▶관련기사 : 김문수 “박 대통령, 최순실 입국시켜 진실 밝히게 해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4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4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17년 2월 “특검 파면하고 국회의원 탄핵해야”

그랬던 그가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을 가결시키자 갑자기 태극기집회에 단골로 등장하는 ‘태극전사’로 변신합니다. 2017년 2월 11일 당 비상대책위원 시절 청계광장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해 박 전 대통령을 “죄 없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이런 사람을 탄핵한 국회를 탄핵하고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하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대통령 선거 공약대로 문화융성과 스포츠진흥을 위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설립했다”며 “그것은 헌법의 기본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한 정당한 통치행위”라고 옹호했습니다. (▶관련기사 : 김문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기각돼야”)

또 같은 달 25일 서울역 앞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선 “죄 없는 우리 대통령을 어떻게든지 집어넣으려는 특검을 파면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아무런 증거 없이 탄핵한 국회의원들을 탄핵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관련기사 : “특검 탄핵” 막 나가는 친박 강경파들)

■ 2017년 2월 “블랙리스트라면 나도 (도지사 시절에) 만들었다”

그의 ‘충직함’은 계속됩니다. 김 전 지사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논란에 자신도 ‘리스트’를 만든 적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비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리스트라면 나도 (도지사 시절에) 만들었다. 내가 볼 때 이것은 문젯거리가 되지 않는다”라며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분류해 놓은 것 자체를 범죄라고 하는 것은 행정부 문 닫으라는 이야기”라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블랙리스트’가 헌법에 명시된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사실은 깜빡 잊었던 모양입니다. (▶관련기사 : [한겨레 사설] 블랙리스트 옹호하는 김문수씨 제정신인가)

채널A <외부자들> 갈무리
채널A <외부자들> 갈무리
■ 2017년 3월 “119 전화 ‘나 도지사인데’ 발언은 내가 아주 잘한 것”

2011년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남양주소방서에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도지사’라고 여러차례 밝힌 이른바 ‘김문순대’ 논란도 있습니다. 당시 119상황실 근무자가 장난전화로 오인해 먼저 끊자 김 전 지사는 이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에게 알렸고, 김 전 지사의 전화를 받은 소방관 2명은 전보 조처됩니다. 이를 두고 ‘지나치다’는 논란이 일었고, 소방관들은 결국 원직으로 복직됐지만 정작 김 전 지사는 왜 논란이 일었는지 모르는 모양새입니다.

김 전 지사는 사건 발생 6년이 지난 지난해 한 종편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논란을 두고 “저는 제가 아주 잘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제가 고지식한 사람이 되어서, 대충 끊고 치워야 했는데 이걸 바로잡으려고 하다 보니까 문제가 커진 것”이라고 말해 또다시 누리꾼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습니다. (▶관련기사 : 김문수, 119전화 ‘나 도지사인데’ 발언 “내가 아주 잘한 것”)

■ 2017년 9월 “김정은 기쁨조는 문재인”

정권이 바뀐 뒤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비판에 열을 올립니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9월 대구에서 열린 당 행사에서 “김정은 기쁨조는 문재인”이라며 “박근혜를 석방하라, 문재인은 물러가라”고 외쳤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잘한다는데, 과연 박 대통령보다 뭘 잘하냐? 쇼를 잘한다. 쇼는 끝내주는데 나라가 완전히 무너지게 생겼다.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인데 핵을 김정은이 가지면 당연히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 핵에는 핵”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관련기사 : 한국당의 아무말 대잔치, 문 대통령에게 “적폐·김정은 기쁨조”)

■ 2018년 3월 “홍위병식 좌향좌 개헌은 안 된다”

최근엔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을 “홍위병식 좌향좌 개헌소동”이라고 규정하고, “헌정 70년 동안 선배님들이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대한민국의 성공신화를 무너뜨릴 수 없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들과 힘을 합쳐 홍위병식 좌향좌 개헌 소동을 막아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에 대통령 개헌안을 전자결재한 걸 두고 “국회와 국민을 무시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또 북중회담, 남북회담 등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숨통을 열어주는데 적극 앞장서는 까닭은 더욱 수상하다.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선 김정은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성공신화가 김일성주의자들의 친북 행보로 허물어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김 전 지사를 가리켜 “예전에 제가 쓴 책에서 김 지사님을 ‘영혼이 맑은 남자 김문수’라고 평을 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사뭇 다른 평가도 있습니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그는 사회주의자였다가, 친김영삼이었다가, 친이회창이었다가, 친이명박이었다가, 다시 친박근혜가 됐다”며 “그의 정치인생이 자한당(자유한국당)의 본색이다. 저런 정치생명이 유지되는 게, 한국 정치의 한심한 현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영혼이 맑은 남자’, ‘대구에 뼈를 묻은 남자’, ‘어느덧 태극전사’의 서울시장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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