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31일 서울역 광장에서 거리 유세를 펼치고 있다. 정유경 기자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31일 “세월호처럼 죽음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은 물러가야 한다”, “세월호같은 죽음의 관광을 집어치워야 한다”고 거듭 ‘세월호’를 거론했다. ‘세월호’ 언급은 ‘헬조선’이라는 말이 젊은이들 사이에 도는 것을 비판하고, 재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각각 등장했다. 앞서 김 후보는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전문 시위꾼들이 광장을 독점하고 주말이면 교통을 막는 걸 개선하겠다”면서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로 4년 넘게 저래도 되나”라고 말한 바 있다.
6·13 전국동시 지방선거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31일 김 후보는 서울역 광장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과거 이력 및 노동운동가 출신 아내,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딸 등 가족을 소개하며, “저는 경북 영천, 아내는 전남 순천 출신이다. 아내는 근로공단 세진전자의 노조위원장으로 노동운동을 하다 만났다. 돈 10원도 없이 결혼해 단칸 월세방에서 딸을 낳았는데, 너무 추워 딸도 손이 얼고, 요강도 얼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젊은 남녀는 사랑하고 자식을 낳고, 자식들이 잘 큰다는 것을 믿어왔다” “세상에 불평·불만을 가르치고, 젊은이들에게 선동하고 못 사는 나라라고 자살을 부추기고 죽은 자들은 아름답다고 하고 산자들은 욕되다고 하는 더러운 역사를 끝내야 한다”면서 ‘세월호’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누가 젊은이들에게 헬조선을 말하나. 누가 젊은이들에게 절망을 가르치나. 세월호처럼 ‘죽음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은 물러가라”는 것이다.
또 박원순 시장의 도시재생 사업을 비판하며, 이로 인해 서울 용산구 서계동 등이 슬럼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볼 일 없는 못난 고가도로(서울로7017)를 관광지로 한다는 것 자체가 발상이 틀렸다”면서 “서계동처럼 가난의 관광을 한다, 세월호처럼 죽음의 관광을 한다? 집어치워야 한다. 7년 했으면 됐다. 이제 바꾸자”고 주장하며 다시 세월호를 언급했다. 김 후보는 “서계동에 고층 빌딩을 짓겠다. 일본 도쿄 롯폰기보다도 멋진 곳으로 만들겠다”며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촉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출정식 뒤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는 저 정도로 하면,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 천막은) 안된다. 세월호 유족들도 건강에 좋지 않다”며 “이제는 다른 데서 추모하는 것이 좋다. 광화문 광장에서 노숙 상태로 두는 것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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