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왼쪽 둘째부터)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김영환 경기도지사 후보 등이 지난 31일 0시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앞에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가 1일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려다 당내 반대로 보류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바른미래당을 보수로 분류하는 것에 반발한 데 대해 유승민 공동대표는 “보수라는 말을 못 쓰게 하면 통합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바른미래당은 이날도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박종진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배현진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려다 취소했다. 박 후보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내 여러 관계자들이 조금 더 고민해보자고 해서 보류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지도부와 상의 없이 기자회견을 하려 했다며 “원래 정치라는 게 그렇게 해야지 뭐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배현진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뜻을 접은 것은 아니다”라며 “공개 발표가 미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6월 8~9일 사전 투표를 하는데 (단일화 관련) 여론조사를 하게 된다면 내일과 모레 하게 되고, 그럼 바로 발표하고 바로 들어가야 한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뭔가 논의는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자유한국당과의 인위적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를 인위적으로 정략적으로 한다는 건 생각을 안 해봤다”며 “단일화는 선거가 막판에 가면서 표의 쏠림 현상으로 국민들이, 주민들이 선택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를 비롯해 단일화에 대한 뜻을 접지 않은 개별 후보들이 있어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라는 표현을 두고도 지도부 내부 이견이 재확인됐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에서 김유근 경남지사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낡고 부패하고 무능한 자유한국당을 대체하기 위해 여기 있는 것이지 만약 이 당이 보수라는 말을 못 쓰게 하고 개혁보수를 버린다고 하면 통합 정신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공동대표는 앞서 박주선 공동대표가 바른미래당을 자유한국당과 함께 범보수로 분류한 언론에 불편함을 표출한 데 대한 질문을 받자 이같이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달 28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언론이 계속해서 저희를 보수 야당으로 지칭하는데 이것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며 “만일 우리 당을 보수당이라 지칭하면 당원 전체에 대한 모독과 명예훼손이라 형사 처벌도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서울시장 후보에게 교통안전을 듣다’ 발표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박종진 후보의 단일화 제안 논란에 대해 “저는 처음 듣는다. 제 선거운동이 바빠서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에 대해 “지도부에서 판단할 것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보수’ 표현과 관련해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 입장이 엇갈리는 데 대해선 “저는 국민의당 처음 창당할 때부터 합리적인 진보와 개혁적인 보수가 힘을 합해서 우리나라를 통합의 길로 이끌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라며 “그래서 어느 한쪽을 배제하자는 게 아니라 다 포괄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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