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7일 열린 ‘2018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왼쪽)와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문화방송>(MBC) 화면 갈무리
6·13 지방선거를 닷새 앞두고 열린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재산에 대해 때아닌 ‘부채 공방’이 벌어졌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박원순 후보의 재산 내역을 지적하며 “빚이 너무 많다”고 공격하자, 박 후보는 “변호사와 시장으로 오래 일한 사람이 가난하다면 칭찬받을 일”이라고 응수했다.
7일 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2018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각 정당의 후보자들은 2시간 동안 설전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상호 정책 검증 토론 시간이 되자 김문수 후보는 박원순 후보에게 정책 검증이 아닌 개인 재산 내역에 대해 질문했다. 김 후보는 “박 후보님의 사모님은 재산이 하나도 없는데, 재산세를 납부했다. 재산이 없다고 해놓고 재산세를 어떻게 냈나”라며 “숨겨놓은 재산이 있는지 해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 후보는 “숨겨놓은 재산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겠나. 제가 부채밖에 없는데…”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후보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다시 한 번 박 후보에게 재산 관련 질문을 거듭했다. 김 부호는 “등록된 재산이 오래된 자동차 한 대밖에 없고 집도 없는 것으로 돼 있는데, 재산세를 어떻게 냈냐”고 재차 물었다. 박 후보는 “뭔가 잘못 파악하신 듯싶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보자 공보물에서 박원순 후보 재산은 후보자 -2억4708만6000원, 배우자 -3억9267만4000원 등 직계비속 재산까지 합해 총 -6억2989만5000원이다. 박 후보의 최근 5년간 납세액은 총 9448만6000원이다.
김 후보는 정책 검증 토론 시간에 불거진 때아닌 ‘빚 공방’을 계속 이어갔다. 김 후보가 “빚이 아주 많으시다. 빚이 계속 늘어나는데, 시 금고인 우리은행으로부터 담보 없이 1억9천여만원을 빌리셨다. 어떻게 담보 없이 빚을 계속 낼 수 있냐”며 “7억 부채가 있다고 나오는데, 아무 재산도 없는 분이 신용대출이 이렇게 가능하냐”고 따져 물었다. 김 후보는 박 후보에게 “‘황제대출’이고, 일반인들이 생각할 수 없는 특혜”라고 공격했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2018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가 7일 열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 후보는 ‘오히려 칭찬받을 일’이라고 맞받아치며 “절차에 문제가 없다면 상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명색이 저는 검사, 변호사 생활도 오래 했다. 돈을 벌려면 얼마든지 벌 수 있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에 모두 기부했고, ‘스톡옵션’도 거부했다”며 “따지고 보면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서울시장을 오래 하고 변호사를 그렇게 오래 했는데, 그건(빚이 많은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이런 청백리가 어디 있냐”고 응수했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여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김종민 정의당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의 상호 토론 시간에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 안 하시냐”고 묻자, 안철수 후보는 “상관하실 바가 아니다”며 발끈했다. 이어 “박원순 시장 7년에 대해 (시장직을) 더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이 계신다”며 박 시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안 후보는 후보단일화 추진이 ‘야합’이라는 비판에 대해 “야합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김종민 후보는 “안 후보가 자유한국당과 합당하려는 걸 알고 있다. 서울시민을 무시하는 ‘단일화 팔이’를 그만하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미세먼지 대책, 저출산 대책, 재개발·재건축 문제, 신곡보 철거 등 한강 재자연화 의제 등에 대해 후보들이 공방을 벌였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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