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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대선때 ‘홍찍문’ 외치던 안철수…이번엔 ‘김찍박’

등록 2018-06-08 16:51수정 2018-06-08 19:21

“김문수 찍으면 박원순 된다” 강조
대선땐 “홍준표, 문재인쪽 박수받아”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대학교동창회관앞에서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대학교동창회관앞에서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8일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에게 투표하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당선시킨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때 ‘홍찍문(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찍으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을 내세운 바 있는 안 후보는 이번엔 ‘김찍박’을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노원구 석계역에서 가진 유세에서 “안철수에게 투표해야 박원순의 당선을 막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박원순 후보가 다시 4년을 하는 것에 반대하는 분들 중에 ‘내가 투표해서 안철수가 당선되겠어?’라고 실망해서 투표할 생각이 없는 분도 만났는데 걱정하지 말라”며 “네이버에서 ‘네이버 트렌드’를 검색해서 안철수, 박원순, 김문수를 입력해보면 지난 선거기간 동안 단 한번도 1등을 안 뺏긴 사람이 바로 저 안철수다”고 말했다.

이날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안 후보 쪽과 김 후보 쪽은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양보하라”고 서로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두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2·3위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일방의 포기 선언에 의한 단일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바른미래당 안에선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단일화 논의에 대한 반발이 커져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 야권에서는 사표로 작용할 수 있다며 유권자들에게 ‘김찍박’을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안 후보는 최근 자신을 “야권 대표 선수”라고 소개하고 있다.

안 후보의 ‘김찍박’ 호소는 지난 대선 때 유세 내용과 많이 닮아 있다. 지난 대선 중반 여론조사에서 2위를 나타내던 안 후보는 ‘홍찍문’을 강조하며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를 반대하는 유권자들은 자신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4월28일 유세에서 안 후보는 대구를 찾아 “요즘 홍준표 후보가 뜨는 걸 보고 누가 웃고 있냐.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에게 박수받고 다닌다. 알고 계시냐”고 외쳤다. 안 후보는 결국 3위로 대선을 마쳤다.

지난 대선 때에는 이밖에 ‘안찍박’, ‘안찍홍’ 등의 여론도 지역에 따라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안찍박’은 “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이 된다”는 뜻으로 영남에서, ‘안찍홍’은 “안철수를 찍으면 홍준표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으로 호남에서 각각 힘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선거 막판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고민하는 것도 대선 때와 비슷하다. 당시 안 후보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막판에 물밑에서 논의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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